14:30 하트록 관람을 마친 우리는 고우리섬을 떠나 다시 오키나와 본섬으로 향했습니다. 날씨가 어찌나 뜨겁던지 차 안에서도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 지경이었습니다.
어느새 끝없이 푸른빛으로 이어진 해변이나 구분하기 힘든 수평선에 질릴 무렵.. 다음 목적지를 해변이 아닌 산으로 잡은 선견지명이 어찌나 기특하던지...ㅋ
차는 본섬으로 들어와 구불구불 이어진 국도를 따라 경사를 오릅니다.
이제는 시야는 바다가 아닌 녹색의 나무들로 가득한데... 산에 있는 작은 카페를 찾아가려니 아저씨가 길을 몰라 헤매십니다.
카페에 전화를 해도 통화가 안 되고 결국 지인들에게 전화를 해서 길을 물으시더군요.
그저 차량 대여를 했을 뿐인데 뭔가 길안내 서비스까지 부탁드리는 것 같이 택시 운전수분께 참 미안했습니다.
15:00 그렇게 길을 헤매다 도착한 허름한 2층 가옥.
목적지인 야치문 킷사 시샤엔입니다. 이 독특한 이름의 카페는 오키나와의 도자기를 뜻하는 야치문(ヤチムン)과 찻집을 의미하는 킷사(喫茶),
그리고 오키나와의 대표 조형물 시샤가 있는 시샤원(シーサー園)이 합쳐진 이름인데..
주인장이 원래 도자기를 하시던 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카페 곳곳에 도기들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산속의 카페답게 나뭇잎이 무성한 곳이었습니다. 이름모를 열대 꽃들도 피어 있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작은 주방에 이어 다양한 도자기들이 전시된 1층 카페 내부가 보입니다.
예전 화로가 있던 자리인지 가운데 숯을 놓을 수 있는 자리도 있고, 산 바람이 솔솔 부는 창가 자리고 있습니다.
낡은 피아노 위에는 이곳을 다녀간 유명인들의 사인지가 있는데.. 토키오 사인지도 있었습니다.
이제 신발을 벗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야치문 킷사 시샤엔의 대표 자리인 2층 쪽마루 좌석입니다.
낡은 나무 테이블과 지붕에 올려진 다양한 시샤 도자기들이 묘한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자리에 앉으면 작은 연못과 시샤가 전시된 정원이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그리고 눈앞에는 배꼽 인사하는 시샤를 비롯해 다양한 시샤들..
(시샤 사진들은 따로 포스팅 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자제합니다.ㅋ)
산바람에 달랑달랑 거리던 나무 풍경
고생하신 운전수분도 초청을 해서 함께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는 이곳의 자랑인 히라야치를 음료와 함께 시켰습니다.
히라야치는 오키나와식 오코노미야키라고 소개들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부침개와 더 흡사하더군요.
맛도 똑같은데 조금 더 달았습니다. 술안주보다는 디저트에 가까운 느낌? ㅋ
아빠는 오키나와 맥주인 오리온 맥주를, 엄마는 미깡쥬스를, 저는 칼피스를, 운전수 아저씨는 우롱차를 마셨습니다.
야치문이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컵 하나 접시 하나도 범상치 않은 도자기들입니다.
그리고 컵받침 역시 시샤가 그려진 도기...ㅋ
창으로 들어오는 산바람에 땀을 식히며 조용히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왜 이곳이 힐링하기 좋은 카페인지 이해가 갔습니다만, 사실 머쓱한 구성이라 뭔가 다른 이야기를 꺼내기도 힘듭니다. ㅠ.ㅠ
그렇게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카페를 나서는데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던 저를 보더니 주인 할머니가 달려오십니다.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묻기에 한국이라 답했더니 종이를 하나 내어 보이십니다.
어제 한국 드라마 촬영팀이 다녀갔는데 이들을 알겠냐고 저에게 프린트 물을 보여주시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여행 출발 전 노희경의 새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가 오키나와 촬영을 떠났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이렇게 이야기를 듣는군요.
어제 꽤 오랫동안 촬영을 했다며 유명한 배우들이냐고 묻기에 조인성을 가리키며 일본의 마츠모토 쥰 만큼 인기 있는 배우라고 답했습니다.
그저 쥰님의 이름을 말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서 그렇게 비유를 했을 뿐인데 할머니 눈이 커지시며 그렇게 인기가 많냐고 놀라십니다.
어쩐지 키도 크고 잘생겼다며 급 조인성 칭찬을 하시는데... 뭐라고 호응을 해드려야 하는 건지...
15:40 다음 목적지는 만좌모.
지금까지 오키나와 본섬의 북부지역을 관광했다면 만좌모는 중부지역에 위치한 대표 관광지입니다.
숙소가 있는 카리유시도 지나 한참을 도로를 타고 내려가야 합니다. 약 1시간을 달려야하기에 어느새 저는 택시 앞자리에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합니다.
16:40 만좌모에 도착.
입구부터 나 관광지입니다~ 싶은 포스가 물씬 나는 이곳은 다양한 관광버스, 차량들이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기념품 가게에서는 정말 쓸 데 없는 물건들만 가득 팔더군요. 아저씨는 관람은 오래 안 걸릴 거라고 30분 후에 다시 주차장에서 보자고 말씀하십니다.
인파를 헤치고 만좌모 입구로 들어가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너른 들판. 와.. 입구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곳이군요.
제주도의 섭지코지보다 넓어 보여요. 평지여서 그러나?
그렇게 넓은 평기를 산책로를 따라 걷는데 안쪽에 엄청난 인파가 몰려 있길래 저도 그쪽에 가 보기로 합니다.
어라? 촬영 크레인? 그리고 오른편 끝 디렉터 체어에는 청색 셔츠를 입고 머리를 땋은 공효진이 보입니다.
네.. 좀 전 카페에서 아주머니가 그렇게 자랑하셨던 <괜찮아 사랑이야> 촬영팀을 여기서 만나네요.
이날 촬영했던 장면은 바로 이 장면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 티저 예고편을 찾아보니
야치문 킷사 시샤엔의 쪽마루 자리에서 촬영한 장면도 보이고
타이틀 화면도 이곳 만좌모더군요.
구경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중국인들이었어요.. 태양이 너무 뜨거웠던 관계로 드라마 촬영은 그만 구경을 하고 일단
코끼리를 닮았다는 만좌모를 조망한 다음 반대편 산책로로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시원한 바다와 함께 ANA 인터콘티넨탈 만좌비치 리조트가 보이더군요.
이 리조트는 카리유스로 가는 리무진버스가 정차했던 정차지 중 하나였는데 왜 만좌비치인가 했더니 리조트 테라스에서는 만좌모 조망이 가능할 것 같더라구요.
위치가 기가 막히네요.
그렇게 만좌모 관람을 마치고 서들러 다음 목적지로 향합니다.
아저씨 말로는 만좌모는 석양 스팟 중 하나이기 때문에 조금 더 정체하면 사람들로 더 많이 붐빌 테니 빨리 빠져나가는 편이 좋다고 하시더라구요. 사실 저 역시 만좌모와 다른 한곳을 놓고 석양을 보려 고민했던 터라 쉽게 수긍을 했습니다. 그리고 유명한 만좌모 대신 다른 곳을 석양 스팟으로 삼기도 잘했다고 지금 와서는 생각하네요. 정말 굿초이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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