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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2014년 오키나와

[오키나와 가족여행] 20140626_0630 ⑥ 코우리지마, 오션타워, 하트록

 

 

 

 

 

12:40 택시를 20만원도 넘게 대절을 해놓고 카페에서 노닥거리면 안되지....

카페가 너무 맘에 들고 풍경도 좋아서 일어나기 아쉬웠지만 다음 목적지를 향해 택시에 올랐습니다.

이날 오후 8시간 드라이브를 책임져 주실 분은 야마사토 상. 지금까지 만난 택시기사 중 가장 젊은 분이셨지만 가장 과묵한 분이셔서 좀 재미는 없었...

다음 목적지는 코우리지마(古宇利島)라는 오키나와 북부의 작은 섬이었지만 그곳으로 가기 전에 저는 잠시 빵집에 들러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새로운 오키나와 여행>이라는 책도 그렇고 루루부 등의 일본 여행책자를 보아도 최근 오키나와 트렌드 중 하나는

작고 이색적인 내츄럴 빵집과 유기농 카페들.  

슬로우 라이프를 지향하는 휴양지에는 이제는 새로울 것 없는 컨셉이지만(요즘 제주도도 그렇죠)

과거 우울한 역사로만 알려진 오키나와로는 새로운 변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쁘고 특색있는 카페가 많아서 정말 가보고 싶은 곳 투성이었는데... 이번 여행은 70대 부모님과 함께 하는 가족여행. ㅠ.ㅠ

 

그래서 츄라우미 수족관 인근의 카페를 한곳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가기로 했습니다.

정말 한적하고 좁은 시골길을 달려 도착.

 

 

천연효모빵가게라고 적힌 낡은 나무 간판이 반기는 베이커리 앤 카페 Coo 입니다.

홈페이지는  http://bakeryandcafecoo.jimdo.com

 

 

잡지의 작은 사진으로는 작은 컨테이너 같은 곳인 줄 알고 제주도 이사를 꿈꾸는 지인에게 빵집을 해보는 게 어떠냐고 이곳 사진을 보여주었었는데

가서 보니 낡은 오키나와 전통가옥을 개조한 작은 빵집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정겨운 느낌이 들었습니다만.

 

 

나무로 만들어진 조그마한 내부에는 이렇게 카운터와 오늘 갓 구운 빵들, 작은 테이블 2-3개가 전부였습니다.

가게 점원은 가족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와 80은 되어보이던 할아버지 한분.

한국에서 인터넷 보고 찾아왔다 그랬더니 할버지께서 진짜 놀라워하시더군요.

그러면서 블로그나 인터넷에 꼭 올려달라고 부탁을 하셨... (할아버지 저 약속 지켰습니다 ^^)

 

 

카페놀이는 좀 전에 했던 관계로 빵만 구입해서 포장해 나왔습니다.

빵도 맛있었는데... 저는 왜 시나몬롤을 사온 걸까요? 시나몬 진짜 싫어하는데...ㅋㅋㅋㅋ

 

 

빵을 사가지고 나온 후 택시는 다시 조용한 시골길을 달려 코우리섬으로 향합니다.

코우리섬과 오키나와 본섬은 다리로 이어져 있는데 그 다리가 코우리대교입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저 다리가 바로 코우리대교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드라마 <여인의 향기> 촬영지로 알려진 모양입니다.

저는 전혀 다른 이유로 이곳을 찾았습니다만... (목적은 이 포스팅 마지막에...ㅋ)

 

 

택시가 오픈카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코우리지마를 둘러싼 바다도 에메랄드 빛이더군요. 그리고 눈부신 파란 하늘... 진짜 빠른 속도로 다리를 달려나가는데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13:20 많은 사람들이 코우리지마대교 옆 비치에서들 시간을 보내는데 물놀이는 오늘의 목적이 아니므로 저희가 향한 곳은

지난해 겨울 오픈한 코우리 오션타워입니다.

일본사람들처럼 타워에서 조망보는 거 좋아하는 민족이 또 없죠. 도쿄만해도 도쿄타워에, 스카이트리에... ㅋ

 

 

코우리 오션타워는 겉으로 보기엔 이렇게 소박한 건물같은 타워라 사실 반신반의하며 찾아갔답니다.

 

 

전망이 얼마나 좋길래 입장료가 800엔이나 하는 거야? 하며 투덜투덜.....

 

 

그런데 이 타워... 계단이나 엘리베이터가 아닌 이런 오픈카트를 타고 타워동까지 올라갑니다.

직접 운전을 해도 되고, 자동 운전 기능을 이용해도 됩니다.

안내방송도 나라별로 준비되어 있어서 우리는 한국어로 소개되는 안내방송을 들으며 카트에 탔습니다.

 

 

카트를 타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올려다보면 파란 하늘과 함께 하얀 타워 정상이 보이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비취빛 바다와 함께 시원하게 그 바다를 가르고 있는 코우리대교가 한눈에 바라다 보입니다.

그 풍경만으로도 감격적이어서.. 타워 안올라가도 돈 안아까워~~~랄까? 이거 타워 올라갈 필요 있는거야?? 싶기까지...

 

 

게다가 옆으로는 열대나무들이 심겨져 있는 줄만 알았더니 그 나무가 무려 과실수네요.

바로 파인애플. 그냥 조경수일 뿐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파인애플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어요.... 신기해라....

 

 

오픈 카트가 점점 위로 올라갈 수록 코우리대교가 보이는 모습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진짜 기막힌 절경이더군요. 이런 절경은 이런 날씨에 보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그리고 진짜 코우리지마의 바다.. 어찌나 맑은지 에메랄드빛은 물론 투명해서 산 위에서도 바다 밑바닥이 다 보입니다.

이런 비현실적인 풍경이 시야에 펼쳐지다니.... 그림 아닌가요?

 

 

타워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가니 다양한 오키나와 바다 어패류들이 전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저 조개껍대기나 소라껍대기가 전시되어 있을 뿐인데... 빛깔이나 모양이 왜 보석보다도 아름다운 걸까요?

 

 

그 가운데서도 가장 탄성이 나왔던 것은 하트모양의 조개껍질입니다.

 

 

그리고 각양각색의 조가비와

 

 

비너스를 조각한 소라까지...

오키나와는 바다가 아닌 보석을 품고 있었군요.

 

 

그리고 전망대에서 탁트인 유리를 통해 고우리대교를 바라보았습니다.

이건 그냥 회화예요. 누구의 그림인지 대단합니다.

 

 

어쩜 바다 바닥까지 저리 선명하게 보이는지.. 시력이 좋으면 헤엄치는 물고기 마리수까지 셀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꼭대기 층에서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종이 하나 달려 있고 그 종을 울리면 행복해진다기에 온 가족이 그 종을 울리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필리핀에 갔을 때도 가족끼리 뭔가 이런 종을 울린 것 같은데 말입니다..ㅋㅋㅋ

 

 

다시 오픈카트를 타고 타워를 내려왔습니다.

택시 아저씨께서 우리를 발견하시고는 재빨리 차를 입구로 가져오시더군요.

택시 아저씨가 오픈한 지 얼마 안되는 곳이라 자기도 오늘 처음 와봤다며 좋냐고 물으시더라구요. 꼭 가족들과 오시라고 강력추천을 해드렸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현지인에게...ㅋㅋㅋ

 

 

14:00 다음 장소는 제가 부모님을 이끌고 이 작은 섬 코우리지마까지 온 진정한 이유인 하트록입니다.

어떤 건물도 아니고, 한 바닷가의 바위 하나 보겠다고 길도 잘 모르는 아저씨에게 부탁해서 찾아간 이곳.

진짜 표지판도 없고.. 여러가지로 죄송했습니다. 다만 워낙에 과묵하신 아저씨라... 제가 왜 이곳에 왔는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시더군요.

 

좁은 길에 작은 나무로 만들어진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니 벌판에 줄 몇 개 쳐 놓고 유료 주차장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가격도 30분에 300엔. 진짜 여기 오는 사람들이 호갱이다 호갱... 싶은 울컥함이 치솟았지만 아저씨에게 주차비용은 따로 드리겠다며 차를 세워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트록이라는 관광지임을 알리는 표지판도 이게 다입니다.

관광을 마치고 올라오는 사람들... 보시다시피 대부분 여자들입니다.

 

 

그 벌판에 세워진 이 가건물에는 진짜 야쿠자처럼 생긴 아저씨 둘이 앉아서 유료주차장에 차를 대지 않는 사람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는 아이스크림, 커피 같은 음료도 팔고 있었지만 어디 험상궂어서 사먹을 맛이 나겠냐구요.

마치 사유지처럼 점령하고는 행패가 이만저만이 아녔... 일본에서 이런 관광지 모습은 첨 봤지만.... 뭐.. 여기 찾아 오는 사람들은 다 호갱인 걸요...

 

 

햇빛 가릴 나무 하나, 건물하나 없는 허허벌판. 게다가 길은 울툴불퉁한 자갈길.

 

 

풀밭 사이의 이런 작은 표지판을 따라 험한 길을 내려가고 내려가면

 

 

드디어 이런 바다가 펼쳐집니다.

네... 드디어 왔습니다. ㅠ.ㅠ

 

 

올해초 아라시 5명이 와서 다행이야~라고 외쳤던 JAL CM의 장소. 바로 ㅎ

 

 

쥰님이 있었던 바로 그 하트록입니다. ㅠ.ㅠ 지금은 아라시 팬들에게 엄청 인기가 많은 관광지가 됐습니다. ㅠ.ㅠ

이 하트록은 원래 두 개의 바위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 마치 하나의 바위... 심지어 하트로 보인다고 해서 하트록인데요...

연인끼리 이 바위를 보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연인들의 성지로 불리기도 한답니다.

덕분에 주변에 있는 관광객들 대부분이 여자들은 "하트로 보이지 않아~~~" "어디서 봐야하는 거야~~~~?" 라고 투덜거리고

남자들이 열심히 주변을 돌아다니며 "여기서 봐...." "여기면 하트로 보이지 않아?"  라고 하트로 보이는 지점을 열심히 찾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열심히 셔터를 누르며 하트로 보이는 지점을 찾아 이리 움직이고 저리 움직이고...

덕분에 어머니까지 저를 따라다니시느라... (죄송합니다 ㅠ.ㅠ)

 

 

그러다 찾았다~ 하트로 보여~~~~ 라며 좋아했는데

 

뒤에 교복입은 여자아이들 4인조가 이 지점이야!!! 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그리로 몇 발자국을 움직이다보니... 네.. 이 지점이 광고 스팟이네요... 

비록 썰물시간에 가서 하트 느낌은 덜 나지만

 

 

CM에는 물이 만조여서 완벽한 하트가 완성.....

 

 

이 지점에 쥰님이 서 있었으려나...?

 

 

저 역시 엄마에게 인증샷을 부탁하고 다시 택시로 돌아갑니다.

 

 

주차장으로 올라오며 간이건물을 바라봤더니 아예 JAL 포스터를 가져다 놨더군요.

제가 사진을 찍자 야쿠자처럼 생긴 무섭게 생긴 아저씨가 "그래서 찍혀? 가까이 가서 찍어!"라고 투박하게 말해줍니다.

생각보다 무서운 아저씨 아녔구나.... 

 

 

쥰님과 같은 바다를 바라보고 왔습니다.

비록 JAL 선행은 아니고 진에어로 다녀왔습니다만...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