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날의 일정은 리조트에서 물놀이 하며 뒹굴 거리기.
전날 12시간 투어로 온 가족이 피로감을 느낀 터라 느긋하게 늦잠부터 즐기는 것이 첫 번째 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아침잠이 없으신 부모님. 6시 반부터 결국 저를 깨우시네요. ㅠ.ㅠ
07:30 조식은 전날과 다른 바비큐 식당으로.
장소만 바뀌었을 뿐 별다른 메뉴가 있었던 건 아닌데
절임 반찬이 어제보다 많아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뭔가 해초같은 것이 된장에 무쳐져 있었는데 짭쪼름한 것이 입맛 당기던.
자리도 풀장을 바라보는 테라스 좌석으로 안내해 주기에 보다 휴양지 기분을 느끼며 식사가 가능했습니다.
08:30 식사를 마치고 리조트 산책을 하는데 한 서양이 아저씨가 예식장으로 들어가더군요. 빼꼼히 들여다봤더니
들어와서 편히 보라고 손짓을 하길래 제대로 예식장 구경을 했습니다. 나중에 물놀이를 하면서 예식하는 걸 봤더니 저 분은 주례를 보는 신부님이셨습니다. ㅋ
켄터키 할아버지 같은 느낌이셨는데...
09:40 산책을 마치고는 본격적으로 물놀이를 즐길 채비를 했습니다.
카리유시 해변은 셔틀을 타고 조금 이동해야 있기 때문에 수영복만 입고 이동할 수는 없기 때문에 벗기 편한 옷과 타올 등 준비할 물건들이 꽤 되더라구요.
하지만 막상 셔틀버스 탑승장에 가보니 다들 편하게 수영복을 입고 비치까지 탑승..ㅋ
의자도 아예 모두 비닐 시트로 되어서 물이 묻어도 상관이 없게 되어 있더라고요.
09:50 카리유시 해변입니다.
날씨는 어제보다 좋지 않아 구름이 많았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왼편에 보이는 건물이 리조트이고, 그 밑에 편의점, 탈의실, 샤워장, 어린이 풀장 간단한 레스토랑 등 편의 시설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너른 백사장을 지나 오른편에 보이는 것이 선착장. 여기서는 수상놀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는 먼저 글라스보트를 타기로 했습니다.
마침 10시 출발 보트가 있어서 부지런히 선착장으로. 가격은 숙박자 할인 받아서 3명에 3240엔이었습니다.
글라스보트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추성훈과 추사랑이 탔던 보트이기도 한데
이렇게 가운데 부분이 유리로 뚫려 있어 배 밑으로 지나가는 물고기를 구경할 수 있는 보트입니다.
보트 뒤나 옆에는 이런 물고기밥을 파는 통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동그란 빵이 들어있는데 물고기들에게 뜯어서 줄 수도 있습니다.
드디어 선착장을 뒤로 하고 출발~~~
비록 리조트 쪽은 먹구름이 가득인데
바다로 나갈 수록 하늘이 쾌청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배 밑으로 헤엄을 치며 지나가는 물고기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합니다.
바다가 워낙에 깨끗해서 산호나 바닷풀도 모두 보이고, 이렇게 다양한 물고기들도 쉭쉭 배 밑으로 지나갑니다.
가장 놀랐던 것은 그동안 배를 타며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바닥을 내려다보니 바다가 생각보다 엄청 깊다는 것이었습니다.
과장을 많이 보태자면 비행기를 타고 땅을 내려다 보듯.. 배 역시 바닥과는 꽤니 많은 거리를 두고 떠다니는 물건이더군요. (당연하잖아!)
유리로 보는 물고기도 신기했지만 징그러울 정도로 기괴한 광경은 바로 먹이를 달라고 아우성 치던 배 주위로 몰려든 물고기들.
우리도 100엔을 내고 물고기 빵을 사서 뜯어 줬는데 정말 우리나라 새우깡을 먹기 위해 달려드는 갈매기 못지 않게 첨벙거리며 저돌적으로 달려드는데
무섭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물고기들이 식인물고기 피라니아라면 사람 한 사람 거든하게 먹어치울 기세던.... (어이!)
약 30분 가량을 글라스보트 투어를 마치고 다시 해변으로 돌아왔습니다.
날씨는 언제 흐렸나는듯 다시 맑기 시작했고,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비치파라솔을 설치하고는 바다에 뛰어듭니다.
물이 너무 맑고 투명하며 기분좋게 차갑습니다.
비록 이시가키섬은 아니지만 오키나와 해변에 왔으니 LOVE를 적어보았습니다.
사실은 정말 오키나와까지 왔으니 이시가키섬까지 날라가서 <꽃보다 남자 F>의 쥰님과 똑같이 커다란 나무로 해변 가득 적고 싶었지만...
일단 같은 오키나와 해변이라는데 만족하고 작게...ㅋㅋㅋ
바다는 물놀이 안전을 위해 저렇게 가이드라인이 쳐져 있습니다.
우리도 비치 파라솔을 예약하고 본격적인 물놀이를 즐기려고 했으나 여기서 그만 잘못된 판단을... ㅠ.ㅠ
해변 반대편에 보이는 건물은 부세나 리조트인데 그 끝에 위치한 것이 해중전망탑과 만국진량관입니다.
만국진량관은 2000년 세계정상회담이 개최됐던 곳으로 엄청난 해변뷰를 자랑하며, 이 곳에 있는 카페 테라스는 오키나와 오션뷰 카페 랭킹에도
소개가 되더라구요. 마침 관광지인 해중전망탑도 있으니 수영을 하기 전에 저곳을 먼저 구경을 하고 와서 느긋하게 수영을 즐기기로 결정한 거죠.
10:40 그리하여 택시를 타고 기본요금거리의 부세나 리조트로 이동을...
로비에 내려 만국진량관의 카페 테라스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니 그곳은 특별행사가 있으면 행사장으로 사용되곤 하는데
오늘 마침 특별행사가 예정 중이라 일반이 출입이 안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ㅠ.ㅠ
안녕 ~ 카페 테라스. 여기서 럭셔리한 디저트 좀 맛보고 싶었다 ㅠ.ㅠ (사진은 홈페이지 ㅠ.ㅠ)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해중전망대라도 산책하기로 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하고 싶다고 했더니 호텔 아래층으로 내려가라고 길을 안내해준다.
덕분에 오키나와 럭셔리 리조트 중 하나로 꼽히는 부세나 리조트를 덩달아 관광하는 행운을....
카리유시가 가족형 리조트라면 역시 이 곳은 어른들이나 연인이 많은 고급 리조트구나...
비치에서는 웨딩촬영도 진행 중이더라구요.
우리나라는 고궁이나 스튜디오인데...ㅋㅋㅋㅋ 오키나와는 해변...ㅋ
풍경이 아름답길래 셔틀을 기다리다 그냥 걷기로 했습니다.
오키나와의 열대 꽃들도 참 아름답더군요.
지난해 격한 해풍 피해를 입었다던 마른 나무들
그리고 그림같이 서 있던 해중공원의 해중탑.
부모님들은 글라스 보트를 탔기 때문에 또 물고기를 보러 탑에 내려가긴 싫다고 하셔서
그냥 해변의 정취를 즐기기로 했습니다.
다만 날씨가 점점 맑아오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뙤약볕과 더위가...ㅋㅋㅋㅋ
11:00 결국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리조트를 빠져 나가 카리유시 해변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이젠 정말 시원한 바닷물에 몸을 담궈야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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