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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2010년 홋카이도

[2010 風景Con, 홋카이도 여행 4] 하코다테





15:00 구영국대사관의 카페를 나와 건물 주변을 산책. 뭔가 고전적인 분수를 보니 금발 미소년 하나 뛰어다녀야 할 것 같고..ㅋ
 
측면 창가에는 노란 은행나무가 있었는데

낙엽 밟는 기분이 꽤 괜찮았다.

이제 (구)영국대사관을 벗어나 모토이자카 윗쪽으로 이동하는데 발견한 타일.
정말 일본은 이런 거 아기자기하게 잘 한다니까.
지금보니 타일의 그림이 하리스토스 정교회 풍경이었구나...

길을 따라 올라가니 모토마치 공원과 모토마치 관광 안내소와 (구) 하코다테구 공화당이 옹기종기 모여있는데
잘 정비된 풍경도 좋지만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항구는 또 나름 절경이구나...

우선 관광안내소에 들어가 기념 스탬프도 찍고, 지도도 받아서 

(구) 하코다테구 공화당 주변을 둘러본 뒤(안에는 중세 의상을 입어볼 수 있는 그런 이벤트도 마련돼 있었는데 입장료 내는 것은 사양..ㅋ)

이곳에서 일하는 분들은 매일 이런 그림같은 풍경을 질리도록 보는 거겠지.. 싶고...

다시 길을 따라 히요리자카로 이동.

히요리자카에서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 하나가 사람들로 붐볐는데
V6 젊다..ㅋㅋ 카페에서 나온지 얼마 되지 않으니까 디저트류의 유혹은 쉽게 떨쳤는데... 

아놔.. 4대째 명인이 만들고 있다는 오징어 구이에는 낚여버렸다..
하코다테가 오징어로 유명하다더니 생오징어로 말랑말랑하게 구운 이 간식꺼리는 서울극장 앞에서 파는 오징어보다 훨 맛나구나..

히요리칸이라는 기념품 가게를 그냥 지나쳐서 

계속 오징어를 씹으며 하염없이 걷는 중..
 
그러다 도착한 곳은 하코다테의 명소 중 하나인 하치만자카.
마치 샌프란시스코를 연상시키는 해안까지 쭉 뻗은 비탈도로가 유명한 곳인데
바다와 도로를 보다 근사하게 잡으려면 조금 더 밑으로 내려가 사진을 찍어야하는데 그것마저 귀찮아서 끝쪽에서 대충..ㅋㅋ

그리고 하치만자카에는 고등학교가 하나 있어서

하교길 고교생들 좀 많이 봤음. 자전거 하나 끌면서 데이트 하는 고교생 커플도...

하치만자카를지나 다이산자카쪽으로 걷다보면 등장하는 하리스토스 정교회.
하코다테 교회군이라 불리는 3대 교회들 중 하나인데

다소 생소한 그리스 정교회 쪽이라그런지 보통 보던 교회와는 양식이 많이 다른.
동그란 곡선과 뾰족한 첨탑이 묘하게 어울리고 있달까..

시간은 3시반을 넘어서는데 하늘은 슬슬 어두워질 채비를 해서
오히려 오묘한 풍경을 자아내던 하리스토스 정교회 주변을 조금 더 서성이다가 

바로 옆에 위치한 하코다테 성요하네 교회로 이동.
하리스토스 정교회가 고전적인 느낌이 강하다면 성요하네 교회는 보다 소박한 분위기
마치 인심 좋은 수도승이라도 만날 것 같은 목가적인 분위기의 이 교회는

푯말마저도 참 사랑스럽더라.

그렇게 언덕 위에서 점점 낮게 내려앉는 듯한 저녁 하늘을 감상하다가
(묘하게 항구 부근만 햇살이 남아 있고 언덕 위는 산그늘이 먼저 지는 풍경이 신기했음)

마지막 교회인 카톨릭 모토마치 교회에 도착.
가장 높은 첨탑과 문앞을 지키는 성상들로 인해 입구부터 위엄이 느껴지는 교회였...

그렇게 예정된 장소들을 둘러본 후 교회군 인근에 자리잡은 맛차 관련 음식이 맛나다는 
모토마치사료라는 카페도 발견은 했으나 오징어도 아직 질겅질겅 씹고 있는 상태이기에 패스..ㅋ

더 어두워지기 전에 항구가 있는 베이 지역으로 가볼까 생각하고 걸음을 옮기는 와중에

니줏켄자카에 자리잡은 히가시혼간지 하코다테 별원이라는 사찰을 발견해
일본식 정원도 한바퀴 둘러보고

다소 가파른 언덕길을 급하게 내려가는데
하코다테는 참 신기한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개항도시들이 다 이런지 모르겠으나(하긴 고베도 좀 그랬..) 언덕 위는 유럽의 중세시대(라면 좀 오버지만)를 산책하는 기분이 난다면 밑으로 내려올 수록 현대적인 이쁜 카페들이 가득.

역시 한 시간만에 휙휙 둘러보는 것보다는 카페도 좀 들어가 몇시간씩 수다도 떨고 해야하는 건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