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기간 박보검 배우의 일본 팬미팅에 참가하기 위해 2박 3일의 일정으로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2017년 여행을 좀 많이 다녔더니 연차가 하루밖에 남지 않은 관계로 여행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짧은 일정이었지만 간단하게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이 여행기의 시작은 일본으로 출국한 24일이 아닌 하루 전일 23일부터 시작해야할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는 최대 명절 중 하나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크리스마스 시즌이기에 이 시기의 일본은 많은 이벤트와 행사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일본에 진출한 많은 국내 가수들과 일본 그룹의 이벤트도 이 시기에 집중되어 있어 제 주변엔 보검배우의 팬이 아닌 다른 아이돌 팬 지인들까지 23일 출국을 위해 인천공항에 있거나, 혹은 인천공항으로 귀국을 하기 위해 나리타 공항에 있었지요. 덕분에 23일 저의 폰은 수많은 알람 메시지로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다양한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짙은 안개로 인해 23일 인천공항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습니다. 저보다 하루 먼저 출발하기로 한 지인들이 열시간 가까운 지연이나 갑작스런 결항으로 다른 일본 항공편을 급하게 재구매하는 등의 해프닝을 겪었습니다. 공연 관람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려던 지인은 나리타 공항에 발이 묶여 공항 노숙을 하기도 했죠. 덕분에 팬미팅 당일 출발 비행기편을 예약한 저의 불안은 커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두시간의 지연만으로도 입장 여부가 불투명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23일 밤에는 공항철도의 한 역으로 나가 함께 팬미팅 티켓을 구매한 친구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갑작스런 결항으로 결국 공항에 10시간 넘게 잡혀 있다가 내일 새로운 항공편으로 출발해야하는 친구에게 가지고 있던 팬미팅 티켓을 직접 전달한 저는 "내가 일본에 못 가는 일이 생겨도 너만은 꼭 입장하길 바란다"는 말을 남겨야했습니다.
그렇게 커다란 불안을 안고 24일 새벽 출발을 위해 조금 이른 저녁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24일
04:30 아침에 일어나 핸드폰을 켜니 알림메시지가 와 있더군요. 팬 카페에 보검 배우로부터의 새 메시지와 유튜브 알림 메시지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의 선물.
멍하니 유튜브를 재생하고 노래를 듣는데 정말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제까지에 일본을 가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초초해 했던 불안감들이 모두 사라지고, 만일 못가게 된다고 해도 올해 보검 배우를 좋아하며 느꼈던 많은 행복에 감사해야지 하는 차분한 기분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마음을 바꿔 먹고 공항으로 갈 준비를 하는데, 함께 가기로 한 지인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드디어 비가 내린다는 문자였습니다. 유해물질이 섞인 악성안개가 비와 함께 씻겨 내려나게 된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06:00 공항에 도착하니 새해를 축하하는 설치물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2018년도 보검배우를 응원하여 여행도 많이 다니고 좋은 일들이 가득하면 좋겠네요... 인천공항에서는 모바일 체크인을 선택한 덕에 바로 수화물 검사장을 지나 셀프 출국심사로 모든 일이 지연없이 진행됐습니다.
항공사에서는 아직 지연 연락이 없기에 안도를 하고, 면세품을 찾은 후 커피를 한잔 하며 공항 보검투어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만다리나덕 매장에서 포스터도 챙기고, 비프루브 면세점은 처음 방문해봤는데 좁은 공간에 캘린더까지 잘 있더라고요 ^^
그리고 탑승구로 향하는 길 발견한 대형트리에는 황금 사슴이 ㅋㅋㅋ 이번 일본 팬미팅 포스터 자체가 검돌프 아니겠습니까?
09:00 그렇게 짧게나마 크리스마스의 정취를 느끼고 비행기에 탑승. 감사하게도 비가오는 중 저와 지인이 탑승한 비행기는 무사히 정시에 이륙을 했습니다. 다시 한번 아침에 음악 선물로 걱정 말라며 다독여준 보검매직에 탄복하며 감사를 했네요.
혹시나 하고 집어온 일본 신문에는 오리콘 5관왕을 차지한 예전 아이돌님이 계셨습니다. 마치 "어... 일본 오냐?"하고 말이라도 걸듯 말이죠. 불과 2년 전만해도 이 시기는 당연히 아라시 공연을 보러 가는 일본행이었을 터인데.... 송구하기도 하고.. ㅠ.ㅠ 그래도 5관왕 축하드려요!!
일본행에 아시아나 비행기를 이용한 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영화는 <파리로 가는 길>을 봤는데 아주 좋았고(여행을 가는데 또 여행 가고 싶은 이 기분은 뭔지)
기내식도 샌드위치일 줄 알았는데 제대로 밥이 나와서 놀랐습니다. 다만 맥주는 주지 않더군요 ㅠ.ㅠ
11:10 도착 예정 시간에 무사히 나리타 공항에 도착. 팬미팅에는 무사히 입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낼 수 있겠네요.
11:40 팬미팅 회장인 마쿠하리로 향하는 버스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티켓구매소로 향하다 보니 또 익숙한 분이...ㅋㅋㅋ
1시 티켓을 구입한 덕에 남는 시간에 공항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공항 터미널의 한 카페에서 카레와 파스타로 일본 첫 식사를 했습니다. (기내식 먹은 지도 얼마 안되는데 ㅠ.ㅠ)
13:00 일단 숙소에 짐을 놓고 팬미팅 회장으로 향해야했기 때문에 지인의 숙소인 아파호텔(우리나라에서는 악명이 높은 호텔)로 가는 버스에 탑승. 그리고 숙소의 엄청난 체크인 행렬을 뚫고 무사히 방 배정까지 완료했습니다.
14:30 행사장에 보검배우 관련 전시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먼저 숙소를 빠져나온 저는 팬미팅이 열리는 마쿠하리멧세 국제전시장 9-11로 향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도쿄는 자주 왔어도 치바에 온 것은 처음이네요.
마쿠하리 멧세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보검배우 팬미팅 외에도 많은 행사가 있어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그 중에도 당당히 보이는 이름. 바로 바쿠보고무!
서울의 강추위에 하도 오돌오돌 떨다 왔더니 일본의 날씨는 참으로 포근하더군요. 심지어 코트를 호텔에 두고 니트 차림으로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드디어 회장 앞에 왔는데... 세상에나... 아직 공연 시작하려면 1시간 반이나 남았다고요!!!
엄청난 인파를 보니 또 맘이 조급해지네요.
일단 시즌 그리팅을 판매하는 행사장으로 들어갔는데, 2개나 구입한 저의 시즌 그리팅은 친구가 대신 수령해준 관계로 멀리서 구경만 하고
우선 보검배우 폴라로이드 사진 100장으로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를 구경하러 갔는데... 아주 가까이서 촬영이 불가능해서 100장을 하나하나 제대로 찍기는 불가능 했습니다 ㅠ.ㅠ
편지함에 준비해간 크리스마스 카드도 넣고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고 싶은 캐릭터에는 최애캐인 동석이 오빠야가 없는 것에 좌절을 좀 하고 ㅠ.ㅠ (그래도 투표엔 참여했습니다)
다양한 판넬과 화환 앞에서 촬영을 하다보니 어느덧 입장 시간이.....
16:00 C구역이라고 슬퍼했지만 여튼 내 이름으로 된 티켓으로 무사입장. 일단 우여곡절 끝에 3명이 무사히 회장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다음은 회장이 너무 커서 놀라고, 또 그 큰 회장에 빈자리가 없는 것도 놀랍고... 시작전부터 나오는 시즌 그리팅 촬영컷들이 너무 예뻐서 또 비명을 지르고....
일본 공연은 촬영 금지라서 이벤트 시작 전에 자리만 찍고 카메라를 곱게 가방 안에 두고 있었는데
갑자기 보검 배우가 카메라 꺼내서 추억을 남기라고 하기에 놀래서 급 촬영. 하지만 나의 여행용 하이브리드 카메라는 한계가 ㅠ.ㅠ
뭐... 건진 사진은 이정도???
그 밖의 저퀄의 동영상과 사진은 이미 능력자들의 영상과 사진이 풀린 관계로 생략합니다.
그렇게 꿈만 같은 팬미팅 시간이 끝이 나고
미오쿠리를 통해 보검 배우에게 2017년 마지막 인사까지 건넨 후, 지인의 숙소로 돌아와 맡겨두었던 짐과 시즌 그리팅을 받아 다시 길을 떠납니다.
21:30 도쿄에 예약한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카이힌마쿠하리역으로 향했습니다.
역 안의 서점에 들어가 보검 배우 잡지를 좀 찾았는데 다른 것들은 품절이고 콜렉션 북만 남아 있더군요
물론 서점에서는 이 분도 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공연 잘 하셨나요?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 마츠모토 쥰이라 이름이 새겨진 스이카에 다시 충전을 하고는
도쿄행 열차에 탑승
22:30 도쿄역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원래는 도쿄역이나 시오도메 쪽 일루미네이션을 구경하며 크리스마스 기분을 좀 낸후 숙소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도쿄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레이니블루인가요?
그리하여 도쿄역 앞에 위치한 중앙우체국 건물인 '키테(KITTE)'로 가서
순백의 화이트 트리만 관람한 후
비를 피해 겁도 없이 택시를 집어 타고 (역시 도쿄 첫 교통수단은 택시 ㅠ.ㅠ)
올해 초 일본 팬미팅 때도 묵었던 Gracery Tamachi Hotel Tokyo에 체크인 했습니다.
편의점에서 일용할 먹거리를 사와 맥주를 마시며
팬미팅 때 자리로 떨어진 금테이프와, 꽃종이 (폴라로이드나 하트 공따위 절대 받지 못함 - 추첨운 없는 사람 ㅠ.ㅠ)
그리고 보검배우의 편지를 읽고 다시 한번 감동 ㅠ.ㅠ
시즌 그리팅 내용물과 잠깐 만난 H양에게서 받은 선물들까지 인증샷을 찍고
하나하나 내용물을 살펴보다 보니 다이어리가 불량 ㅠ.ㅠ
(시즌 그리팅 2개 안샀음 어쩔뻔 ㅠ.ㅠ)
마지막으로 면세품 쇼핑 인증샷을 찍고는 내일 일정을 위해 취침을....
참으로 행복한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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