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0 천둥소리, 빗소리, 바람소리를 밤새 들으며 제주의 성난 날씨가 어떤지를 체감했던 밤을 보내고 일어난 아침.
역시나 커튼을 열고 날씨부터 확인을 했는데 여전히 흐리고 비가 내리네요 ㅠ.ㅠ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날은 호텔도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체크아웃을 해야할 뿐 아니라 예약된 택시도 오기로 했는데요...
무거운 마음으로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을 한 후 택시를 타고 계획된 장소로 출발했습니다. ㅠ.ㅠ
이런 시야를 뚫고 달린 곳은
광고 장면엔 안나왔으나 메이킹 장면에는 윈드볼로 공놀이를 하던 몽벨의 촬영 장소인 족은노꼬메오름.
09:00 도착을 하니 다행히 비는 그쳤는데
안개가 너무 심하게 껴서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태 ㅠ.ㅠ
이런 상태라면....
이런 장소를 어찌 찾나요? ㅠ.ㅠ
엄살 같은가요? 동영상을 보세요... 혼자 걸어들어가는 것도 무서운 그런 상태의 안개였습니다.
이때 갑자기 곁에서 들리는 저벅버적 발소리... 안개로 실체는 안보이는데 발소리만 들리니 더럭 겁이 나더라고요.
하지만 눈 앞에 모습을 드러낸 낯선 발소리의 정체는 이 녀석!
놀라서 자세히 보니 세상에나.... 주변에 말이 엄청나게 많은 겁니다.
여기 방목장이었나 보네요.
사람이 와도 경계도 하지 않고 조용히 밥만 먹는 말....
비록 촬영장소를 정확하게 찾는 데는 실패했지만 진귀한 경험을 했네요.
촬영장소도 촬영장소였지만 이 장소에서 꼭 갈대인지 억새인지 들고 찍고 싶었는데 ㅠ.ㅠ
저는 왜 제주도의 푸른 하늘은 하나도 못보고
많이 슬프네요 ㅠ.ㅠ
이런 날씨에도 포기라는 걸 모르는 저.... 인근 장소에 재 도전!!
몽벨 광고에도 등산로로 등장하는 족은노꼬메오름 등산로.
여기도 또 혼자 올라가봤습니다. 근데 여기 어딥니까?
혼자 올라갔다가 길 잃으면 절대 못찾아 내려올 것만 같은 이곳 ㅠ.ㅠ
흑.... 처참하게 노꼬메오름 투어는 그저 같은 곳에 와봤다는 것으로 만족해야할 것 같네요 ㅠ.ㅠ
그렇게 의도치 않은 안개 속 아침 산책과 등산을 마치고 내려와
10:00 이동한 곳은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 준의 건축물로 유명한 방주교회였습니다.
제주도에는 이타미 준의 건축물이 꽤 있고 그 가운데는 광고 촬영지로도 각광받는 비오토피아 박물관도 있는데
비오토피아 박물관은 소수의 인원만 사전 예약으로 투어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교회로 활용 중이라 일반인도 쉽게 관람할 수 있는 방주교회를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마치 대홍수 속 떠있는 거대한 노아의 방주처럼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이 건축물은
보는 시점에 따라 다른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마침 예배가 진행 중이라 조용히 내부도 관람을 했지만 사진촬영은 금지했기 때문에 조용히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나왔습니다.
방주교회 앞에는 커피숍과 함께 작은 뜰이 있었는데
거기서 말로만 듣던 핑크뮬리를 만났습니다.
바람이 불어 핑크뮬리가 흔들리자 마치 솜사탕이 바람에 흩날리는 것 같더라고요.
예쁜 곳에서는 인증샷 하나 더 ^^
11:00 날씨는 여전히 흐렸지만 그래도 비는 그친 것 같더군요.
그리하여 운전사분께 부탁을 드려 서쪽 해안도로를 달리자고 제안 드렸습니다.
물론 첫날처럼 멋진 풍광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제주 여행은 역시 해안도로죠. 산방산을 지나
송악산을 지나
저 멀리 형제섬을 바라보며 해안도로를 신나게 달리던 중
갑자기 앞좌석에 앉은 아버지가 "저 돌탑 니가 찾던 거 아니니?" 라고 운을 떼십니다.
그러니까 전날 동쪽 해안을 돌면서 운전기사 아저씨 포함 전 가족이 보검배우 제주도 영상을 단체 관람하며
제가 어딘지 찾고 싶다고 이야기했던 그 장소를 아버지가 기억을 하고 계실 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네.. 비록 꽃은 없지만 그 장소를 찾았습니다 ^^
너무 기쁜 나머지 인증사진보다 제가 먼저 그 장소에서 기념사진부터 찍었습니다. ^^
장소를 찾고 인증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더니 많은 분들이 장소를 묻는데 이게 의도된 장소가 아닌
그야말로 드라이브를 하다 발견한 장소라 정확하게 뭐라고 쓰기가 애매해서 추후 블로그에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정확한 위치를 알려드립니다.
바로 이 방사탑 뒤로 펜션과 커피숍이 하나 있었거든요.
라뷰테 제주.... (La Beaute JEJU) 이곳으로 주소를 놓고 가시면 바로 찾으실 수 있답니다.
찾아보니 이 해안도로 이름이 노을해안로였더군요. 날이 좋은날 석양 속을 달리면 멋질 것 같은 그런 해안도로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잔뜩 흐린 해안도로를 달릴 뿐이고요 ㅠ.ㅠ
아름다운 제주의 섬 중 하나라는 차귀도 앞 해변에서
성난 파도들을 구경하고는 다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12:00 다음에 도착한 곳은 신창리 풍력발전소가 있는 싱계물공원입니다.
2년 전즈음 이곳에서 인생 석양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이게 당시 찍었던 사진들이죠.
그때 엄청나게 감탄을 하며 끝없이 펼쳐진 풍력발전기를 따라 걸었던 기억이 있는데
참... 하늘이 그 때와는 많이 다르네요 ㅠ.ㅠ
여튼 다리를 따라 끝까지 걷다보면
흰색 등대를 오른편에, 풍력발전기를 왼편에 두게 되는 그 곳이
바로 몽벨 CF의 하일라이트 장소 입니다.
장소를 찾았으니 인증 사진을...ㅋ
이쪽뷰는 옷 입던 곳
그리고 움푹 파인 돌 부분이
바람 맞던 보검존이라고 하니
마지막 인중샷을 하나 더 찍는데 그친 줄 알았던 비가 또 내리더라고요.
에고... 기나긴 다리를 다시 달려 택시로 향합니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몽벨 투어는 어찌어찌 마쳤네요. 아쉬움이 더 크지만요 ㅠ.ㅠ
13:00 비도 피할 겸 식사를 하러 이동한 곳은 한림의 한 카레집. 다람쥐식탁입니다.
보검배우가 제주 여행 당시 들렀던 곳으로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화제가 된 곳이라 갔는데
아르바이트생은 당시 보검배우가 먹었던 메뉴를 기억 못하고 있어서
당시 보검투어 다녀오신 분의 트위터를 찾아서 같은 메뉴를 주문하는데 성공.
시금치두부카레, 치킨크림카레, 고로케, 그리고 스프라이트 입니다.
마침 아버지는 카레를 안드시겠다고 하여 다른 음식점으로 가신 덕에 엄마와 오붓하게 먹었네요.
식사를 맛나게 하고 보검배우가 식사한 테이블을 물어보니 중앙 큰 테이블이었다고 하더라고요.
13:30 식사후 찾은 곳은 벽화가 아기자기한 월령 선인장 군락지입니다.
벽화를 따라 선인장 산책로로 향하면
산책로를 따라 피어난 수 많은 선인장을 구경할 수 있는데요
천연기념물이기 때문에 함부로 훼손을 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해안 바위를 따라 피어난 선인장은
자세히 살펴보면 열매같은 것도 달려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스노쿨링이나 스쿠버 장비도 대여하는 것 같더라고요.
날씨가 좋았다면 이런 것도 해봤다면 좋았을 터인데요....
14:00 이어 해변을 달려 도착한 곳은 제주도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금능해수욕장과 협재 해수욕장입니다.
날은 흐렸지만 물빛은 그대로더군요.
2년 전 여행 때는 파란 하늘 아래서 바다에 발을 담그고 이렇게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 말이죠 ㅠ.ㅠ
그래도 재밌었던 건 물이 빠진 갯벌을 뽈뽈거리며 돌아다니던 게들을 만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조금은 쓸쓸한 해변에서 놀다가 이동한 곳은
15:00 애월의 카페촌이었습니다.
차를 주차하고 나니 드라마 <맨도롱또똣>의 촬영지였던 카페 봄날이 보였으나
우리의 목적지는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갑니다.
해변을 따라 자리잡은 카페 봄날도 풍경이 근사했지만
목적지는 가수 GD가 운영하는 카페 몽상드 애월 입니다.
내부는 수많은 사람들로 붐볐으나
운이 좋게 창가 자리를 잡고 따뜻한 라떼와 이 카페의 대표 메뉴인 애월의 석양을 이미지화한 몽페인을 마셨습니다.
카페에서 휴식을 취한 후에는 한담해안산책로를 거닐며 주변 카페들을 구경했는데
저의 봄날은 과연 어디서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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