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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5년 스페인

[스페인 여행 20] 20150501 _ 프리힐리아나, 네르하

 

 

 

 

 

18:00 스페인 여행의 기쁨 중 하나는 낮이 길다는 겁니다. 서울이라면 저녁무렵인 저녁 6시.

친구와 프리힐리아나 산책 중 더위와 피로를 잊기 위해 무작정 들어간 THE GARDEN RESTAURANT.

 

 

입구부터 분수가 샘솟는 아기자기한 정원이 평화롭습니다.

 

 

모든 걸 잊고 몸을 담그고픈 파란 수영장과

 

 

벽마다 장식된 도자기가 정원의 아기자기함을 더하는 작은 레스토랑.

 

 

젊은 아저씨가 혼자 분주히 운영 중이던 이곳에서

 

 

프리힐리아나 뷰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맥주를 시켰습니다.

토기에 담겨나온 시원한 맥주와 기본 안주로 그냥 나오는 올리브조림이 정말 환상적인 맛을 자랑하더군요.

알함브라에 이어 또 다른 잊지 못할 맥주의 추억이 또 생겨버렸습니다.

 

압안에 가득 퍼지는 맥주의 향을 머금고 눈앞에 펼쳐진 지중해 마을의 풍경을 안주삼아 바라보며

이것이 휴가지. 이런 낙으로 사는 거지... 라며 친구와 올리브를 씹어 먹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곳이 낙원이라 불리는 거겠죠.

 

 

마침 손님도 거의 없어 느긋하게 프리힐리아나 언덕에 자리잡은 술집을 전세낸 기분으로 그렇게 유유자적 신선놀음을..

 

 

18:50 레스토랑을 빠져나와 다시 프리힐리아나 언덕을 조금 더 걸으니 정상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크고 작은 노천카페들이몇곳 더 포진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만족스럽게 맛난 맥주로 휴식을 취한 후라 우리는 좀 더 마을 산책을 하기로 하고 

 

 

 

새하얀 흰벽과 파란 하늘.. 그리고 파란 대문이 멋진 조화를 이루는 거리를 걷고 또 걸었습니다.

 

 

걷다 지치면 마을 곳곳에 놓인 벤치에 앉아 새하얀 마을 풍경을 질리도록 바라보고

 

 

또 골목을 걷고 걷다가

 

 

 

집 곳곳을 장식한 화병과 도자기와 꽃 등의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발견하면 정신없이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제가 가장 좋아했던 타일 문패.

아마도 스페인 여행을 통해 알함브라 맥주 다음으로 가장 좋아하게 된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ㅋ

 

 

비슷한 풍경이 이어지는 골목을 걷다

 

 

딸각거리는 소리에 눈 앞을 보니 당나귀 한마리가 짐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좁은 골목과 계단이어진 언덕을 짐을 가지고 오르려면 역시 나귀같은 동물이 가장 효율적일 듯 싶긴 한데...

마치 19세기의 스페인으로 타임슬립이라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신기했습니다.

 

 

가장 높은 언덕에 위치한 1번지 집을 기점으로

 

 

언덕을 내려가며 슬슬 네르하로 돌아가는 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좁은 골목의 모퉁이를 돌자 (도자기 타일로 길 안내판 만들어 벽에 붙인 거 보이시나요?)

 

 

자그마한 광장과 함께

 

 

성당이 있었습니다.

 

 

산 안토니오라 불리는 프리힐리아나를 지키는 작은 성당은 입구의 문만보더라도 그 역사와 문화재적 가치가 어떻게 되는지 짐작이 가더군요.

(이번 여행은 거의 성당 투어라고 불러도 틀리지 않을 만큼 이미 많은 성당들을 봤습니다 ㅠ.ㅠ)

 

 

작지만 아기자기했던 성당을 대강 관람하고

 

 

다시 언덕을 내려갑니다. 올라올 때는 몰랐는데 꽤나 높은 곳까지 올라갔더군요.

 

 

비슷한 풍경이 펼쳐지는 골목을 걷고 또 걸어

 

 

드디어 큰 길로 내려오는데 성공. 하지만 너무 많이 걸어온 관계로 아직 버스정류장까지는 한참 걸어야할 듯 보입니다.

 

 

아직 햇살이 따가워 뜨겁게 달궈진 양철지붕(?) 위를 검은 고양이가 느릿느릿 걷고 있었습니다.

 

 

 

지루함을 달래러 아이폰에 담겨진 아라시 노래를 틀었습니다.

 

 

푸른 하늘과 주변을 스쳐지나는 풍경은 모두 근사하기만한데.. 아라시의 still을 따라부르며 걷다보니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이유는 지금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조금을 더 걸어

 

버스 정류소가 위치한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광장 테라스에서는 익숙한 프리힐리아나 풍경을 한 번 더 조망할 수 있습니다.

 

 

19:30 이제 프리힐리아나 여행을 마치고 네르하로 돌아가는 버스에 탑승합니다.

너무 많이 걸었더니 솔직히 많이 지쳤습니다. ㅋ 배도 많이 고프구요.

 

 

20:00 네르하에 도착하자마자 직진한 곳은 네르하의 가게들이 밀집한 시장이었습니다.

 

 

시장 골목을 따라 걷다보면

 

 

전혀 믿기지 않는 시장 골목안에 위치한 sollun. 미슐랭 별을 받은 대표 맛집이라길래 의심없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맛난 음식을 먹기 위해 프리힐리아나에서 사전 운동을 그렇게 많이 한 것 아니겠습니까? (물론 지칠 정도로 걸었다는 것이 문제지만)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시간이라 가게 안은 비교적 한산했습니다. 때문에 서빙을 도와준 언니 외에도 쥔장이자 요리사인쉐프가

직접 오더를 받고 음식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물론 우리의 카메라를 보더니 한국인이냐는 물음도 잊지 않았습니다.ㅋ  

 

 

일단 우리는 제대로 먹어보자!가 목표였기 때문에 고민없이 LUN 코스를 선택.

먼저 오렌지색의 칵테일이 식전 음료로 나오고 이어 식전빵이 나왔습니다.

식전빵에 찍어먹는 올리브와 소금에 대해서 쉐프가 어찌나 자랑을 늘어놓던지. 어디선 생산된 귀한 소금이라는데 저희가 지역명을 알 수가 있어야죠.

다만 맛하나는 엄청나더군요. 소금과 올리브 오일의 전혀 다른 향미와 풍미를 맛봤습니다. 

 

 

쥔장이 너무나 호탕한 성격이라 모든 테이블을 돌며 음식 자랑을...

음식도 너무 맛나고 분위기도 좋아 정맣 좋은 시간이었으나 제 체력이 드디어 버티지 못한 지점이라....

간신히 찍은 음식 사진들만 코스순으로 소개합니다. ㅋ

 

 

 

이 지점에서 너무 맛난 음식에 흥이나 샴페인까지 추가 주문. ㅋ

 

 

 

 

가격은 비록 117유로였으나 충분히 싸다고 여겨질만한 퀄리티의 요리였습니다.

다들 네르하에 간다면 이 집에 가보라고 추천하는 이유를 수긍했습니다.

 

 

2시간이 넘는 식사를 마치고 나니 어느덧 네르하 거리는 가로등 불빛으로 다른 빛을 띄고 있었습니다.

행복하고 맛있고 아름다운 하루였다는 만족감을 품고 고단한 발걸음으로 숙소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