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직도 저는 5번 지점인 나스르궁에 있습니다.
코마레스궁의 중정인 아라야네스 중정을 둘러싼 대사들의 방을 관람하고 나오면 또 다른 중정이 펼쳐집니다.
정말 궁전 하나하나가 미로 같기도 하고 너무 비밀처럼 꽁꼼 숨겨진 것 같기도 하고...
여튼 엄청난 세공이 들어간 기둥들로 둘러 쌓인 이 중정은
총 124개의 기둥으로 둘러쌓여 있다고 하네요.
이 중정의 이름은 사자의 중정(레오네스).
왜 사자인지는 분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12마리의 사자가 분수를 받치고 있습니다.
왕의 집무실이자 사적인 주거공간이었다는 이곳은 왕의 숙소와 그의 여자들(?)의 방으로 둘러쌓인 하렘입니다.
이곳 방들의 천정은 모카라베 기법이라 불리는 이슬람 장식기법으로 치장이 되어 있는데 종유석 동굴이 아닌
이 모든 세공이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정말 권력의 지랄 ㅠ.ㅠ
이제는 감탄도 지겹습니다.
타일과 벽면 조각들도 화려하기 그지 없습니다.
여러 방들을 둘러보다 보니 사진도 시들시들... 어느 방을 봤는지도 슬슬 헷갈리는 상태에...ㅋ
여러 방들을 지나
린다라하 중정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젤의 스티커가 알바이신 지구를 풍경으로 붙어 있었던 창.
카메라 각도에 따라 가젤이 마치 창틀을 우아하게 걷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로맨틱한 느낌이 들었던 안뜰.
뭔가 고전적인 로맨스 영화의 주요 장면이라도 펼쳐질 것만 같은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공간이었습니다.
분수의 물방울마저도 보석처럼 떨어지네요 .
회랑을 따라 걸으면
알바이신 지구가 또 한가득 펼쳐집니다.
그리고 드디어 눈 앞에 펼쳐진 린다라하 중정.
중정 주변에 놓여진 의자에 앉아서 알함브라의 추억을 들으며 휴식을 취하려고 했는데 3G 상태가 참 안좋더군요 ㅠ.ㅠ
노래가 계속 버퍼링이.. ㅠ.ㅠ
하지만 그런 아름다운 선율의 노래가 태어날 수 밖에 없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는 그런 평화롭고 아름다운 궁전이었습니다.
정말 천국을 구경한 듯한 기분.
동영상으로도 당시의 충만감과 감동은 제대로 담기질 않는군요 ㅠ.ㅠ
이제 나스르궁의 구간이 끝이 났습니다.
밖으로 나오면 <꽃보다 할배>에서 이서진이 괜시리 얼굴을 넣어보았던 판넬도 보입니다. ㅋ
정말로 평화로운 녹음
이곳이 바로 지도의 6번과 7번 구역. 파르탈 정원입니다.
귀부인탑이라 불리는 건물과 연못 그리고 아름다운 녹색 정원에 파란 하늘까지 어울리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네요.
역시 여행은 좋은 것이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이런 궁이 관광이 아닌 사는 삶의 터전이었던 왕들은 어땠을까요?
정원을 빠져나오니 작은 성당이 보입니다.
파란 하늘과 바람과 은은한 꽃향기가 가득한 가운데 축복처럼 꽃아지는 햇살.
친구와 황송할 정도로 호화로운 풍경을 구경하며 함께 오지 못한 가족들을 생각했습니다.
정말 부모님 모시고 오면 좋아하실 것 같은데 말이죠.
정말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얼마나 속으로 빌었던지.. (그런데 벌써 두 달 전 ㅋ)
파르탈 정원을 계속 걸어 나가다보면
여러 성곽과 탑이 보입니다.
피코스 탑, 카디 탑, 감금의 탑, 공주의 탑 등이 있다는데 다 비슷하게 생겨서 어느 게 어느 탑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어디든 한적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질 뿐.
새벽부터 여행을 시작했는데 풍경에 반해 피곤한 줄도 모르고 걷고 또 걸었습니다.
이름 모를 꽃과 나무를 새소리를 배경음악으로 계속 걷다보면
조금은 다른 조경이 펼쳐집니다. 바로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정원 헤네랄리페의 초입입니다.
꽃과 나무와 저 멀리 보이는 알바이신 지구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가운데
헤네랄리페로 가는 아름다운 산책로가 이어집니다. 지도상으로는 2번에서 8번으로 가는 길이네요.
14세기 초에 정비된 왕의 여름별장이라고 하는데
나무와 물, 꽃의 조화가 엄청납니다. 조경 담당자는 누구신지 존경스럽네요.
영화에서나 본 유럽식 정원의 잘 가꿔진 나무와 분수
그리고 꽃의 향연.
하지만 헤네랄리페의 아름다움은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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