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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5년 스페인

[스페인 여행 5] 20150428 _ 바르셀로네타, 엘 레이 데 라 감바, 모리츠 맥주공장

 

 

 

 

 

18:30 샤워를 마치고 조금은 가뿐한 기분으로 숙소 인근의 바르셀로네타 해변으로 걸어나갔습니다.

저녁 8~9시경 늦게 해가 지는 바르셀로나는 이 시각도 무척 환하더군요.

 

 

유럽에 왔구나 느껴지는 테라스석. 정말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게 안 보다는 테라스석을 선호합니다.

진짜 길거리에서 먹는 거 좋아해요...ㅋㅋㅋ

 

 

해변쪽에 다다르니 항구와 함께 정박해 있는 요트들도 보이고

 

 

무엇보다 신기했던 건 다양한 가로수 수종들.

처음보는 나무들이라 이름도 모르겠습니다.

 

 

원래 계획은 디저트 가게에서 달달한 케이크를 먹으며 여독을 좀 풀고, 배도 채운 후 몬주익을 올라가 석양을 보는 것이었는데

이미 시간이 많이 지체된 관계로 바르셀로네타 해변에 위치한 텔레페리코를 탑승하기 위해 승강장을 먼저 찾았습니다. 

저 철탑이 텔레페리코의 승강장입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마침 케이블카처럼 생긴 텔레페리코 한대가 승장장으로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텔레페리코를 타면 바로셀로나 해변을 가로질러 몬주익 언덕의 전망대까지 한번에 갈 수 있는 거죠.

 

 

기대를 하며 입구에 들어섰는데 좀 전에 제가 본 그 텔레페리코가 그날의 마지막 운행인 저녁 7시 텔레페리코. ㅠ.ㅠ

오늘은 더 이상 운행을 안한다는 말에 정말 허탈하게 돌아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뭔가 여행 첫날부터 꼬이는 기분...... ㅠ.ㅠ

 

 

일단 해변에 왔으니 바다쪽으로 향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르셀로나의 낭만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은 바르셀로네타 해변.

 

 

예술의 도시답게 특이한 조각상들도 있고

 

 

거리 뮤지션들의 공연이 곳곳에서 펼쳐집니다.

 

 

여러 사람들이 해변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 가운데 근사하게 생긴 남자 커플의 키스까지 덤으로 구경하고....

아직은 바닷바람이 쌀쌀한데 누드 일광욕을 즐기는 이들도 있더라구요.

저도 이곳에서 자리를 잡고 맥주나 한잔 하고 싶은데.. 그러기엔 장시간 비행기 여행으로 피곤이 밀려 옵니다.

 

 

19:20 해변 산책을 마치고 찾은 곳은 바르셀로네타의 대표 레스토랑인 엘 레이 데 라 감바.

우리나라 말로는 새우의 왕으로 번역되는 이 레스토랑은 모든 여행책자에 빠짐없이 소개가 됐을 뿐더러

스페인을 다녀온 지인들도 모두 추천하는 곳이라 망설임 없이 첫번째 식당으로 선정!

 

 

 

테이블을 안내받고 나니 한국인이냐고 바로 물어보고는

 

 

가져다 준 한국어 메뉴판.

사실 이 때부터 살짝 불안하긴 했습니다. 얼마나 한국인 관광객 필수코스로 유명한 곳이면 이런 완벽한 한국어 메뉴가....

 

 

아니나 다를까 뒷 테이블의 가족 여행객도 한국인이셨습니다.

뭔가 주변에 한국어가 들리는 가운데 외국인이 서빙해주는 음식을 먹으니 여기가 바르셀로나인지.. 이태원인지....ㅋㅋ

 

 

우선 상그리아를 시키고 (스페인에서 마신 상그리아는 정말 모두 맛있었습니다. 어느 집엘 가도 실패하는 법이 없어요) 

 

 

이 집의 대표 해산물 코스요리인 레알요리를 시켰더니 먼저 홍합 구이가 나오고

 

 

다양한 모듬 조개구이가 등장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맛조개는 꽤나 맛있었는데(올리브 오일과의 조화가 좋았) 

나머지는 그냥 평범한 조개구이더군요.양이 좀 거대할 뿐. 너무 기대치가 컸었나 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새우와 랍스터. 비린내를 잡기 위해 레몬은 정말 아끼지 않고 사용하더군요.

사실 상그리아 포함 57유로였으니까 7만원에 랍스터가 들어간 해산물 코스요리라면 진짜 저렴하긴 한 거죠. 1인 약 3만원 정도니까요. 

 

 

식사 중에 이렇게 악사들이 들어와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음악을 연주하는데 이들도 모두 돈을 요구하기 때문에

레스토랑의 서비스로 생각하면 큰일납니다.

 

 

스페인에 왔구나... 싶었던 게... TV를 켜면 뛰고 있는 선수가 메시.ㅎ 

 

 

21:00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레스토랑마다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이 새우의 왕은 워낙에 장사가 잘 되어서 1호점 옆에 바로 2호점이..ㅋㅋ 

 

 

사실 일정도 어그러진 데다 식사도 그럭저럭이라 기분전환이 필요해서 원래 일정에는 5월 4일에 가기로 되어 있던

모리츠 맥주공장(FABRiCA MORITZ)을 먼저 가기로 하고 지하철 역으로 향했습니다.

 

바르셀로네타역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던 거대한 벽돌의 공장 같은 저 건물은 카탈루냐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카탈루냐 역시박물관입니다.

저는 저 곳의 내부를 관람하진 않았지만 나중에 저곳을 관람한 친구의 말에 따르면 유물과 유적이 잘 보관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이라는 생각보다는 카탈루냐인이라는 자부심이 강한 곳으로, 독립을 요청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지역성이 아주 강합니다.

스페인어와 조금 다른 카탈루냐어를 쓰기도 하고요. 그리고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 가우디의 전기를 읽어보니 이게 상당히 오랜 역사 의식이더라구요.

가우디도 늘 카탈루냐 문양같은 것은 자신에 건축물에 활용하기도 했구요.

 

 

여튼 바르셀로네타역에서 지하철을 타고는

 

 

21:20 우니베르시타트(Universitat) 역에 도착했습니다.

밤의 광장은 낮과 다른 운치가 있어서 더 근사하더군요.

 

 

그리고 도착한 모리츠 맥주공장(FABRiCA MORITZ).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리모델링에 참여해 2012년에 오픈했다는 이 펍은  

 

 

과거의 맥주공장이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련되고 모던한 곳이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텐션 업. 역시 술집에 와야 기분이 좋아지나 봅니다.ㅋ

 

 

한쪽은 모리츠 맥주와 관련 상품을 파는 스토어였고 

 

 

다른 한편이 캐주얼하게 맥주를 즐길 수 있는 펍이었습니다.

화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꽤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동양인은 한명도 없었기 때문에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주목되는 게 보이더군요. 

 

 

우선 모리츠 생맥주를 시키고

 

 

감자튀김을 시켰는데... 이 감자튀김의 소스가 그야말로 환상인 겁니다.

감동적인 이맛 ㅠ.ㅠ 분명 바르셀로네타에서 엄청난 해산물 코스를 먹고 왔는데

 

 

어느새 문어요리에 맥주 추가!

 

 

가격도 진짜 저렴하고 무엇보다 가게 분위기도, 술도 안주도 완전 최산급이었습니다.

친구와 동네에 이런 술집이 있다면 매일매일 퇴근길에 들리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어요.

 

 

화장실에 가려고 지하로 내려가니 과거 맥주공장을 개조한 흔적이 보이더군요.

 

 

여전히 한켠에서 맥주를 주조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스토어에서는 맥주 외에도 맥주와 함께 먹으면 좋은 치즈나 크래커 등을 팔고 있었는데

모두 디자인이 세련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정말 여행 첫날이 아닌 마지막날이었다면 위험을 감수하고 한국으로 공수해오고 싶었 ㅠ.ㅠ

 

 

어느 도시를 여행하던 최근에는 마음에 드는 술집을 발견하면 그렇게 행복감이 밀려들더라구요.

여행 첫날의 우울함을 말끔하게 날려버리고

 

 

23:00 다시 지하철 역으로 향합니다.

 

 

우니베르시타트 역은 빨간색 1호선과 보라색 2호선이 교차하기 때문에 곳곳이 빨보의 세상..ㅋ 

 

 

하지만 숙소인 바르셀로네타 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노란색 4호선으로 갈아타야하기 때문에 우르키나오나(Urquinaona) 역에서 환승을 해야합니다.     

 

 

숙소 인근에 내려서는 물을 사기 위해 슈퍼에 들렸는데 이곳은 요거트도 빨보의 세상.... (워낙에 이 색깔의 조합을 좋아합니다 ㅠ.ㅠ)

 

 

24:00 숙소인 보른지구 골목에 도착. 다음날은 또 하드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 취침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