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30 보검투어의 성지였던 퀸스타운을 떠나 뉴질랜드 북섬인 오클랜드로 떠나는 아침.
비행기 시간도 이른 7시였기 때문에 또 새벽같이 일어나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을 한 후 택시를 불렀습니다.
05:40 작은 공항이지만 그래도 출발 1시간 전에는 도착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서둘렀더니 너무 이른 시각인가요? 초승달이 떠 있고, 공항 청사는 아직 컴컴한 느낌....
다행히 공항엔 여행객들이 있고 셀프 체크인 기계도 잘 작동되고 있었습니다.
발권을 무사히 마치고 짐도 보내고....
이제는 할 일이 없어 아침이라도 먹으려고 했더니 모든 가게들이 오픈 전이네요.....
오픈 시간을 기다리며 의자에 앉아 수다를 좀 떨었더니
6시에 드디어 가게들이 오픈!
바로 카페로 달려가
커피와 샐러드를 주문해 먹었습니다. 식사를 했더니
어느덧 동이 터오고.....
06:40 비행기 탑승시간이 됐네요.....
안녕.. 퀸스타운... 너무 좋은 경험이었어.....
역시나 에어뉴질랜드 국내선 기내식은 커피와 쿠키타임.
09:00 두 시간가량을 비행해 오클랜드 도착. 일기예보가 비로 예상되어 걱정했는데 화창한 날씨입니다.
국내선에서 국제선으로 다시 이동을 한 이유는 (익숙한 장소죠? 바로 여행 첫날 보검투어했던 장소)
공항 내 아이사이트엘 방문하기 위해서....
바로 이곳에서 오클랜드의 교통카드인 홉카드(Hop Card)가 판매하는데 이 카드로 시내로 들어가는 스카이버스 탑승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09:30 뉴질랜드 첫날에는 국내선으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렸던 장소인데 이제는 오클랜드 시내로 이동하기 위해 스카이버스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무사히 스카이버스를 탑승
시내로 들어가는 풍경만 봐도 퀸스타운과 다른 대도시 느낌이 물씬납니다.
보검배우 덕분에 코카콜라는 보기만 해도 바로 자동촬영.
10:10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퀸 스트리트에서 하차를 했는데... 이 거리 장난 아닌 오르막길인데요?
캐리어를 질질질 끌며 언덕을 올라 숙소로 이동을 하는데
인근 슈퍼에 익숙한 분의 포스터가...ㅋㅋㅋㅋ
오클랜드 숙소는 하카호텔 케이로드 아파트먼트호텔(Haka Hotel K' Road)이라는 다소 긴 이름의 부띠크 호텔이었는데
리뉴얼을 최근에 했는지 좁은 공간이지만 상당히 깨끗한 곳이었습니다.
이른 시간에 도착했기 때문에 체크인이 안되면 짐만 맡기려고 했는데 방으로 안내를 해주더군요.
침대는 더블베드 하나였지만 (H양과는 첫 여행에 온천과 한 침대 쓰기를 모두 클리어하는 ㅋ)
실용적인 가구 배치와
간략한 요리도 할 수 있는 주방 (물론 요리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깔끔한 욕실까지 꽤나 만족스런 호텔이었습니다.
창을 열고 베란다로 나가면 나름 오션뷰....
그리고 웰컴쿠키와 캡슐커피까지..... 젊은 취향이 잘 반영되어 있었습니다.
오클랜드 첫날 일정은 여행사이트에서 예약한 오클랜드 서해안 반일 투어.
원래는 11시반 호텔픽업이었는데 30분을 앞당겨 11시에 만나기로 했죠. 약 30분 가량의 여유가 있는데마침 구글링을 해보니 버스를 타고 3정거장만 가면 우체국이 있더라고요. 때문에 H양을 호텔에 두고 잠깐 물도 사올 겸 외출을 하겠다고 양해를 구한 뒤 혼자만의 일탈을 시도했습니다.
10:30 호텔 앞에 바로 위치한 버스정류소에서 버스를 타는데 성공,
그런데 퀸 스트리트 정류소에서 우체국까지는 한 10분은 걸어야하더군요 ㅠ.ㅠ
공원에는 기체조를 하는 중국인들도 보였습니다.
부지런히 달려 웰즐리 스트리트 NZ 우체국에 도착했습니다.
우체국을 찾은 이유는 전날 썼던 편지와 카드를 부치기 위함이었는데요,
번호표를 받고 차례를 기다리다 내 순서가 됐지만....
꼼꼼한 우체국 아저씨 ㅠ.ㅠ
편지봉투를 만지작 거리더니 안에 뭐가 들었냐고 묻네요..
그냥 카드와 편지라고만 말하면 될 것을.... 순진하게 기념으로 샀던 얇은 퀸스타운 마그네틱이 있다고 말해버렸습니다.
아이더 광고에 한컷 등장하는 증기선이라 기념으로 구입한 것인데
두께가 0.1cm도 되지 않는 얇은 녀석이거든요. 사실 편지가 두꺼운 이유는 졸업카드 때문인데 ㅠ.ㅠ
이 때부터 실랑이가 시작됐습니다.
아무리 작은 것도 마그네틱은 우편물에 보낼 수 없다고 완강하게 거부하는 직원.
아무리 짧은 영어로 애원을 해도 소용이 없더군요.
자석을 다시 꺼내서 테이핑 하려 해도 스카치테이프가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버텨봤는데...
결국 자기 책상 위의 테이프와 가위까지 빌려주더군요.
그리하여 결국 봉투를 다시 뜯고 자석을 꺼내는 사태가 발생.
그렇게 다시 테이핑을 하고 편지를 줬더니 우표를 붙인 편지를 제게 다시 건네며 일반우편은 밖에 위치한 우편함에 넣으라고 하더군요....
네???
그렇다는 것은 제가 살짝 테이프를 뜯어 다시 이 마그네틱을 집어 넣어도......
(덕분에 보검배우에게 보내는 편지가 많이 너덜너덜해졌음을 양해부탁드립니다.. 그 편지가 제대로 도착했는지... 이 여행기를 읽으실지는 모르겠으나)
우체국 실랑이로 시간을 너무 많이 지체해버린 탓에 H양에게서는 계속 전화가 오고....
부랴부랴 호텔로 향하는 길에 눈에 띈 것은
크기는 좀 작지만 보검배우가 싱가포르 팬미팅 때 여행으로 탔던 그 스윙아닌가요? (바쁜 와중에도 이런 것만 바로 바로 눈에 들어오는 ㅠ.ㅠ)
11:20 20분이나 지각해 호텔로 오니 투어차량이 대기 중이더군요. H양과 투어 가이드인 브렛에게 사과를 했는데 브렛은 쿨하게도 오늘 손님은 너희 둘 밖에 없어서 괜찮다고 양해를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뜻하지 않은 단독여행이 된 반일투어는
첫번째 도착지가 아라타키 비지터 센터(arataki visitor centre)였습니다.
입구에는 커다란 액자프레임이 놓여있는데
그 뒤로 이런 근사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거대한 나무 인형이 늘어선 방문자 센터를 끼고 브렛은 짧은 트레킹 코스로 우릴 안내했습니다.
숲을 거닐며 브렛은 숲 해설자처럼 식물들도 상세하게 설명을 해줬는데 이것이 뉴질랜드 상징인 고사리나무
그리고 이 잎은 씹으면 치약맛이 나는 독특한 잎이었는데 이름을 까먹었네요 ㅠ.ㅠ
그렇게 숲을 올라가면
독특한 석상이 있는 전망대가 나오는데요 앞면은 원주민들의 히스토리가 담긴 독특한 조각이고
뒷면은 부족의 수호 새였을까요?
여튼 복잡한 영어는 다 알아들을 수가 없는 관계로 ㅠ.ㅠ
전망대의 근사한 풍경을 보다가
다시 하산. 트레킹 코스가 잘 구비되어있죠? 뒷모습은 일일 가이드 브렛이랍니다.
참 친절한 가이드였고... 저렇게 큰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사진도 찍어줬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했던 카레카레 해변은 결국 안 데려다줬지만!!! 그걸 지금에 와서야 알아채다닛!!)
전망대를 내려와 방문자센터 내부도 관람했는데
나무 조각상들이 참 흥미롭네요.
이어 차를 달려 도착한 곳은 카레카레 해변 인근.
현지인들은 캐리캐리라고 발음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카레카레(Karekare beach)는 1993년 제작된 제인 캠피온의 영화 <피아노>의 촬영장소로 유명한 곳인데(인터넷을 찾다보면 피아해변이라는 설명도 많습니다. 비슷하게 생겼고, 인근이라 헷갈리기 십상입니다) 그 비치에서 불과 몇 분 떨어진 산 속에 폭포가 있다며 우리를 안내하더군요.
저기 보이는 바다가 영화 <피아노>에서 피아노가 버려진 해변입니다.
여행 때는 가이드말만 믿고 영화 촬영지가 피아 해변과 이어진 줄알았는데
집에 와서 여행기를 위해 영화를 다시 돌려보니 진짜 영화 촬영지는 카레카레 해변이 맞더라고요. 피아해변은 아니었어요 ㅠ.ㅠ 이즈음에서 다시 보검배우에게 사과의 말을... ㅠ.ㅠ
문구만 보면 완전 틀린 말은 아닌데... 사진이 100% 피아 해변입니다 ㅠ.ㅠ
변명을 좀 하자면 투어코스 설명에 분명 카레카레해변이라고 설명이 있었고,
브렛도 영화 <피아노> 촬영지가 맞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죠... ㅠ.ㅠ
여튼 숲 속 작은 폭포를 지나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야자수로 둘러진 좁은 공간에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가 눈 앞에 나타납니다.
바로 카레카레 폭포입니다.
폭포 때문에 생긴 연못에는 장어인지 미꾸라지인지 모를 긴 물고기도 살고 있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보기만해도 가슴 시원해지는 풍경이었습니다.
때문에 동영상으로도....
날씨마저 좋아서 더 기분이 좋은 트레킹이었습니다.
이제 카레카레해변으로 이동을 하나 싶었는데
차가 10분간 달려 이동하는 곳은 피아해변(Piha Beach) 입니다. 뷰가 엄청나죠?
일단 해변으로 가기 전에 카페에 들러
점심시간을 갖습니다.
파랗고 높은 여름 하늘을 바라보며
시원한 레모네이드와 함께 샌드위치를 먹고 있으니... 다시 한번 여름의 나라에 여행온 것이 실감이 납니다.
현재 한국은 동계 올림픽 중이라고요!!
식사를 마친 후 드디어 해변 산책에 나섭니다.
피아해변과 카레카레해변은 모두 검은 모래사장이 유명한데 뜨거운 태양 아래 달궈져 모래찜질하는 느낌이더군요.
이런 느낌입니다.
서퍼들에게 사랑받는 해안답게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던 피아해변.
하지만 브렛이 우리를 안내한 곳은 서퍼들이 많은 해변이 아닌
울퉁불퉁한 돌덩이들이 뭉쳐진 지형을 지나 숨어 있는 또 다른 해변이었습니다.
슬리퍼를 신고 걷기 힘든 지역이라며 투덜거렸는데
산책 나온 강아지도 깡총깡총 잘 다니더군요.
저 역시 멋진 경관 덕에 괴로워하기보다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해변을 걸었습니다.
걷기는 힘들었지만
안쪽에 숨은 해변은 사람도 없고 조용하며 한적했습니다.
때문에 저는 한참 걸어내려온 이 해변이 카레카레 해변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여행기 쓰기 전 카레카레 해변 구글링을 해보고 지형을 비교해 보니 이곳 역시 피아 해변의 일부였네요 ㅠ.ㅠ
=> 트위터 포스팅은 어떻게 수정을 하지 ㅠ.ㅠ
안쪽 해변은 이런 동굴도 있고
피아노가 버려진 해변이라 착각하게 만든 넓은 검은 모래사장도 있으며
녹색빛을 띤 신비로운 조개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많은 것은 거대한 미역.....
왜 영화 <피아노>에서 꼬마아이가 미역을 들고 춤을 췄는지 알것만 같은 거대한 미역이었습니다.
하지만 브렛은 우리를 해변에다 세워두지만은 않았습니다.
바닷가를 간다며 아쿠아 슬리퍼를 신은 우리에게 갑작스런 바위 오르기를 주문한 거죠.....
뭐.. 정상에서 바라본 바다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으나
올라오고 보니 이거 너무 높게 올라온 거 아닌가요?
슬리퍼 신고 어떻게 내려가나요? ㅠ.ㅠ
생각보다는 험난한 코스였으나 기억에 남는 코스였습니다.
아마 쾌청한 날씨가 가장 큰 몫을 한 것 같은데
이곳이 카레카레 해변이라고 생각한 우리들은
바닷가에 글씨도 쓰며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네요.
(어쩌면 여기서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사진을 찍으며 놀아서 카레카레 해변을 말도 없이 패스한 건가?)
동영상도...
그렇게 해변투어를 모두 마치고 마지막 카우리공원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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