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2017_스위스,이탈리아

[스위스/이탈리아 20] 20170608_바르베리니궁전, 스페인광장, 핀초언덕

홀로 떠난 열흘 간의 스위스 & 이탈리아 여행 19편





15:00 바티칸 반일투어와 성 베드로 성당의 쿠폴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검 스팟까지 모두 클리어한 뒤 바티칸 시티를 빠져나온 시간은 오후 3시. 배도 고프고, 몸도 지치고.... 정말 여행의 끝자락은 아쉽기도 하지만 몸 컨디션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여러가지로 힘이 듭니다. 원래는 이탈리아 남부투어를 무리하게 돌고, 마지막날 바티칸 반일투어를 마친 후 바로 비행기를 타는 일정도 고려를 했었지만 그렇게 무리하지 않기를 다행이라 생각하며 다음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일단은 바티칸시티 인근에 위치한 올드브릿지에서 요거트 젤라또를 먹으며 기력을 좀 회복한 후




역시 길 건너편에 위치한 폼피로 가서




대표 디저트인 딸기 티라미스를 주문해 먹었습니다.

두 곳 모두 유명한 맛집답게 맛이 훌륭했으나 점포가 좁아서 매장 내에서 먹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아침부터 거대한 바티칸 박물관을 돌아다니느라 다리에 힘이 없었거든요.


이어 오타비아오 역으로 지하철을 타러 이동을 하며 인근에 위치한 화장품 브랜드 키코 매장도 들려 지인들의 선물을 구매했는데 정말 체력이 방전이 됐는지 사진을 찍지도 않았네요 ㅠ.ㅠ


 


매장 사진은 남아있지 않으나 키코 매장에서 선물용으로 구입한 립스틱과 아이라이너 그리고 바티칸 박물관 기념품숍에서 구입한 역시 선물입니다. 제가 천주교 신자가 아닌 관계로 그냥 교황님 얼굴 보고 책갈피인가? 하며 구입한 물건인데 나중에 선물을 나눠주고보니 소원메달이라며 많이들 좋아하셨던 기념품...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사올껄...



16:20 숙소인 테르미니역에 잠시 휴식을 취하러 왔다가 쿱 매장에서 약간의 쇼핑도 했습니다.



초콜릿은 스위스 쿱 매장에서 산 녀석들이고 

아침에 바티칸 투어 중 사먹었던 과자가 너무 맛있었서 큰 녀석으로 대거 구입.

그리고 레몬사탕을 부탁한 이들이 많았으나 남부투어를 가지 않은 관계로 다른 신맛 사탕. 우리나라 아이셔 같은 맛이 나는 사탕인데 은근 중독성 있는 맛입니다.


원래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한두시간이라도 눈을 붙인 후 다시 여행을 할 생각이었으나 

역시나 여기까지 와서 잠을 잔다는 것은 역시 아쉽다는 생각에 30분 정도 누워있다가 다시 일어나 다시 지하철을 탔습니다.



17:30 그리고는 바르베리니역으로 이동.




바르베리니 역에도 바로 분수와 함께 광장이 펼쳐지는데요



광장에서 좁은 언덕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목적지인 바르베리니 궁전이 나옵니다. 바르베리니는 로마의 유명한 가문의로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 같은 집안이었다는데, 그 궁은 현재 내셔날갤러리(국립회화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화려한 바티칸 박물관을 관람 한 이후에 방문해서 일까요?

상대적으로 소박해보이는 내셔널갤러리. 하지만 제게는 꽤나 잊혀지지 않는 미술관이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관광객들에 휩쓸려 다니다보면 내가 원하는 작품을 여유롭게 감상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내셔널 갤러리는 보시다 시피 관람객이 2-3명 정도였습니다. 내가 지금 잘못 찾아온 건 아니겠지? 라는 불안감이 들 정도로 이렇게 한적한 미술관은 본적이 없었습니다.



덕분에 경비 아저씨는 이렇게 한가하게 독서 삼매경에 빠져 계셨죠. 

고요하고 나른한 오후... 그저 한 두 명의 방문객의 발소리가 가끔 울리는 것이 고작인 조용한 미술관에서 

몇백년의 시간을 담고 있는 회화에 둘러쌓여 책을 읽는 기분은 어떨까요? 

저 역시 나이가 들면 이런 봉사활동을 하며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 미술관에는 다수의 초상화와



또 다수의 종교화



그리고 곳곳에는 조각작품까지 고루 갖추고 있었습니다만



이 미술관을 대표하는 작품으로는 라파엘로가 연인을 그린 그림이라고 알려진 <라 포르나리나>와



스탕달 신드롬의 기원이 된 작품으로 알려진 작작 미상의  <베아트리체 첸지>가 있습니다.


스탕달 신드롬은 뛰어난 미술품이나 예술작품을 보았을 때 순간적으로 느끼는 각종 정신적 충격을 지칭하는 단어인데

참고로 저는 이 스탕달 신드롬을 박보검 배우를 보고 느꼈습니다만... 헤헤헤


유명한 작품들인 만큼 

위 두 작품들도 한참을 홀리듯 감상하였으나 제가 바르베리니 궁전을 찾은 이유는 다른 작가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미술관마다 감탄을 금치 못했던 작가.... 카라바조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이죠.



나르시즘에 빠진 소년의 모습을 담은 카라바조의 <나르키소스>



명상 중인  성 프란체스코



그리고 카라바조 회화의 장점인 빛과 그림자의 대비와 그 사이에 생생하게 표현된 인물들의 심리가 돋보이는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까지.

정말 카라바조의 그림세계의 정수라 할만한 작품들이 한 방에 모여 있었습니다. 



적장의 목을 베는 이런 강렬한 그림 옆에서도 경비 아저씨는 변함없이 독서 삼매경에 빠져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엘 그레코의 그림까지 둘러보고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미술관을 빠져나왔습니다.



입구에는 고양이들이 한가롭게 늘어져 있다가 저를 발견하고는 제법 진지하게 응시하더군요.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다가갈수록 고양이들을 쫓아버리는 신기한 재주를 가진 제가 

의외로 이탈리아 고양이들에게는 냉대를 받지 않은 신기한 경험도 했네요. ㅠ.ㅠ



18:30 한가로운 바르베리니 궁전을 뒤로하고 스페인 광장 방향으로 걷다보니



거대한 성모의 원주가 눈 앞에 나타납니다.




그 앞에 보검배우가 모델인 만다리나 덕의 매장이 보이길래 괜시리 반가운 마음에 인증사진을 하나 찍고는



사람들로 가득한 스페인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영화 <로마의 휴일>의 장소이자 늘 수 많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



베르니니의 아버지인 피에트로 베르리니가 만든 조객배 분수를 중심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석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석양을 즐기기 전에 



인근에 위치한 문구점 베르데키에 들려



다양한 문구류와 인테리어 소품을 구경한 후



베네치아와 피렌체에 이어 로마의 그림이 그려진 엽서와 근사한 문양이 그려진 메모지세트 등을 구입했습니다.



쇼핑을 마친 후에는 스페인 계단이 정면으로 보이는 좁은 골목에 위치한



19:20 25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안티코 카페 그레코를 방문했습니다.


 


괴테, 바이런, 스탕달, 리스트, 바그너 등 당대 유명한 예술가들이 로마를 방문할 때마다 방문했다는 카페라는데요



전통과 역사를 과시하듯 턱시도를 갖춰입은 웨이터들이 직접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차가운 커피와 치즈케이크를 먹었는데 맛보다는 분위기에 점수를 주고픈 카페였네요.

방문하는 고객들도 연령층이 꽤나 높았습니다. 커피와 함께 초콜릿을 내어주는 것도 기분 좋았습니다. 



20:00 그렇게 여유롭게 카페놀이까지 마치고 밖으로 나서니 거리에서는 젊은 학생들이 수업의 일환인지 스페인 광장의 사람들을 화폭에 담고 있었습니다. 손재주라고는 일도 없는 저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이 정말 멋져보이더라고요.



스페인 광장에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고 



광장 한켠에서는 군밤을 파는 상인도 보였습니다.



스페인계단 정상에 위치한 트리니타 데이 몬티 성당(삼위일체 성당이라고도 불림) 에 오르면



석양이 지는 로마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데요, 시내도 아름답지만



석양을 받아 빛나는 성당도 꽤나 위풍당당합니다.



제가 이 성당을 찾아온 이유는 사실 성당 앞에 있는 작은 카페 때문인데요.



젊은이들이 많이 몰려 있는 작은 루프탑 카페



로 향하는 이 표지판 앞이



바로 보검 배우의 유럽여행 영상에서 친구들이 인증사진을 찍었던 장소 중 하나입니다.



맞죠? 헤헤....



루프탑 카페에서 바라보는 석양도 멋지지만 제가 찾아본 로마시내 석양 스팟 중 한 곳은 조금 더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지하철 스파냐(Spagna) 역을 지나



언덕을 계속 오르다보면



분수도 있고



아름다운 꽃도 피어있는



핀초 언덕이 나옵니다.




석양 명소답게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를 배경으로



이렇게 근사한 로마 시내의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뒤로는 보르게세 공원도 펼쳐져 있어 데이트족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외로워라 ㅠ.ㅠ)



그래서 영상 하나 더 ㅋ



수많은 사람들이 석양 풍경을 카메라에 담길래



저도 파올로 라엘리처럼 로마의 청춘을 분위기 있게 담아보려 콘트라스트를 높였으나 참담하게 실패...ㅋㅋㅋ



핀초언덕에서 밑을 내려다 보면 넓은 포폴로 광장이 보입니다. 



이 광장으로 내려가는 언덕에는 작은 계단들이 늘어서 있는데 이곳 역시



보검배우 유럽여행 영상에서 친구 중 한명이 오르던 그 계단이랍니다.




그리고 언덕을 내려와 포폴로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장소 역시



보검배우의 유럽여행 영상에서 친구가 서 있었던 장소지요.



바로 이곳... (오.. 길가던 아저씨가 부탁도 안했는데 딱 그장소에서 포즈를 취해주심..ㅋ)



그렇게 인증사진까지 완료하며 놀다보니



어느덧 해는 지고 포폴로 광장의 가로등에 불이 켜졌습니다.



광장에 서 있는 거대한 오벨리스크는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이집트 정복을 기념해 이집트에서 뽑아온 것이라고 하네요.

(역시 침략의 역사)



광장으로 터벅터벅 걸어 내려가는데 피어싱을 주렁주렁한 가죽 재킷을 입은 남자가 죠상~ 죠상~ 하며 뭐라 하는 것 같은데

일단은 무서운 생각이 들어 눈길도 안주고 걸음을 빨리해 광장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가 이날 등 뒤에 TOKYO라고 크게 적힌 자켓을 입고 있었거든요..ㅋㅋㅋ

아마도 그 아저씨는 오죠상~(일본어로 아가씨)을 줄임말로 죠상~이라고 부른 듯 싶네요...ㅋㅋ



21:00 핀초언덕 위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가득하고



광장 옆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은 이미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이 성당에도 카라바조의 <성 베드로의 십자가 상>이라는 작품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많이 아쉽네요.



아쉬움을 뒤로 하고 포폴로 광장을 떠나



플라미니오(Flaminio) 역에서



그래피티가 가득 그려진 지하철을 타고



21:30 숙소가 있는 테르미니 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내일 오후면 비행기를 타야하기 때문에 로마에서 맞는 마지막 밤이 되겠네요.



마지막 만찬 장소를 고민하다가 스냅투어 때 사진 작가분이 알려주신 몇몇 레스토랑 중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컬리나리아(culinaria)라는 레스토랑으로 향했습니다.




지하에 자리잡은 작은 레스토랑이었는데 깔끔한 분위기에 주방도 투명한 유리로 공개되어 있더군요.



메뉴를 봐도 뭐가 맛있는지 알 수가 없기에 일단은 익숙한 훈제 참지를 주문해봤는데



진짜 깜짝 놀랄만큼 맛있었습니다.



화이트 와인을 주문하고는 본격적인 식사에 돌입.



스파게티도 눈깜짝할 사이에 흡입.

분위기도 맛도 캐쥬얼하면서고 꽤나 훌륭해서 이탈리아의 마지막 밤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와인을 세잔이나 마셔버린 바람에 꽤나 기분이 좋아져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숙소로 향했습니다.

처음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에는 혼자 여행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는데 이렇게 늦은 시각 혼자 술을 마시고 대범하게 돌아다닐 줄이야.. ㅋㅋㅋ 이제 이탈리아에 적응이 되어가는 것 같은데 긴긴 휴가도 이제 내일로 끝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