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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7_스위스,이탈리아

[스위스/이탈리아 7] 20170603_밀라노 중앙역, 최후의 만찬, 몬테나폴레오네

홀로 떠난 열흘 간의 스위스 & 이탈리아 여행 6편




이탈리아 여행을 준비하며 관련 서적을 읽거나 인터넷 서치를 하며 여러가지를 참고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를 본 것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피렌체를 가기 전에 꼭 봐야할 영화라기에, 피렌체의 두오모에 오르면 꼭 OST 정도는 들어줘야 한다기에 챙겨보았네요....


막연히 한 10년 전즈음 책을 읽었던가? 라고 생각했는데 2003년 개봉작이라는 것에 깜짝 놀라고... 책도 내 취향은 아니었는데 영화도 그러네...가 두 번째 느낌..ㅋㅋ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녀의 작품 중 영화화 된 것이라면 <도쿄타워>가 훨 좋네요.. (사심 100%) 여튼... 피렌체를 위한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주인공 쥰세이와 아오이가 만나 사랑을 확인하는 엔딩은 피렌체가 아닌 밀라노입니다. 더 정확하게는 밀라노 중앙역이죠.



11:00 그 밀라노 중앙역이 저의 첫번째 이탈리아 목적지였습니다. 비록 수 많은 인파와 쥰세이는 없었지만 열차에서 내리고 보니 슈피츠에서 만났던 두 명의 여자 여행객과 조우하고는 서로 깔깔 웃었네요. 그들은 조금 더 기다려 밀라노행 직행 열차를 탔고, 저는 빠르게 도모도솔라를 갔지만 결국 같은 열차였다는.. ㅋㅋ (그리고 여행 사진을 보고 알아챘는데 스위스 열차를 타고 이탈리아에 왔네요.. 트랜이탈리아 아니었습니다. - 전 편 여행기 수정!!)


이탈리아는 저에게 선입견이 많은 나라였습니다. 위험하다는 이야기는 수천번도 더 들었고, 10시반 도착 예정이던 열차는 11시에 밀라노에 도착했으나 사과방송 같은 건 절대 없네요. 심지어 이탈리아 사람들이 어찌나 시끄럽던지... 기차에서는 두 연인이 저를 사이에 두고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해서 정말 그럴꺼면 둘이 같이 붙어 있어!! 라고 소리칠 뻔 했습니다 


게다가 유심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저는 잔뜩 경계태세를 취하고는 머릿속으로 그려둔 동선을 따라 재빠르게 이동했죠. 

  


거대한 역사와 운치있는 건물들에 놀라기 보다는 지하층 유심, 지하층 유심만을 되뇌이며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지하층으로 내려갑니다.



그리고 바로 찾은 이탈리아 통신업체 TIM 매장

안에 여행객들이 많았기 때문에 번호표를 뽑고 얌전하게 제 차례를 기다렸습니다.


엥? 그런데... 뭐라고요? 유심을 안판다고요?

2층 매장으로 올라가요? 분명 인터넷에서는 지하매장에서만 판다고 적혀 있었는데....



다시 짐을 질질질 끌며 2층으로 이동. 근데 딱 봐도 2층은 부스이지 매장이 아니잖!

아니나 다를까 유심을 사려면 지하 매장으로 가라고 알려주는 직원. 아놔.. 거기서 여길 가라고 했다니까! 라고 이야기 하니 고개만 까딱.

그건 니 사정이고 난 모른다... 포즈. 


혹시나 2층에 다른 TIM매장이 있는 건가 빙글빙글 돌다가 지하 매장으로 다시 내려가 다시 번호표를 뽑고 니가 2층으로 가랬지만 2층엔 유심을 안판다고 했더니.. 그건 자기네는 모르겠고 자기네도 유심은 다 팔려서 지금 없다고... (진작 그렇게 말하던가!!!)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하니? 라고 물었더니 오늘은 토요일이라 월요일에 다시 오라고.. 저기요... 저는 내일 베네치아로 가야하거든요??


이것이 바로 이탈리아식 환영 인사인가요?

나 손톱 네일도 이탈리아 색깔로 깔맞춤해서 온 관광객이거든요? 



11:35 일단은 이곳에서 싸우고 있어봤자 해결책이 없을 것 같아 무거운 캐리어부터 치우고 방법을 생각해 보기로 하고 역사를 빠져 나왔습니다. 그나마 호텔을 역 인근으로 잡은 데다가 밀라노 보검투어 장소 중 한 곳이 너무 까다로워 그 길을 찾느라 2박 3일을 거리 구글링만 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찾을 수 있겠지라는 자신감으로 밀라노 중앙역을 빠져나왔습니다.


  


11:50 역을 빠져나와 길을 건넌 후 눈에 익은 골목을 따라 안으로 들어오니 밀라노의 숙소인 호텔 베르나가 바로 눈에 들어옵니다.


호텔 베르나 : Via Napo Torriani, 18, 20124 Milano, 이탈리아

 

이른 시간이라 체크인은 안된다기에 짐만 맡겨달라고 하는데... 보관용 영수증에 떡하니 MR. LEE 라고 쓰는 직원.

저기요... 내가 아무리 여성스럽게 안생겼다고 해도 그건 아니지 않아요? 치마도 입었는데?

MR를 가리키며 한마디 했더니 별일 아니라는 듯 볼펜으로 스윽 지우더니 고쳐쓰는 직원. 아놔... 이탈리아 정말 괜찮은 건가요?


일단 짜증을 가라앉히고 가까운 TIM매장을 문의했더니 지도를 꺼내서 웬일로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네요....

 


일단 종이 지도 하나 손에 쥐고 거리로 나가봅니다. 도심을 달리고 있는 트램이 귀여웠으나 지금은 그런 것에 감탄할 마음에 여유가 없습니다.


  

뭔가 지도상으로는 가까운 것 같았는데...어째 점점 험한 길을 가고 있는 느낌적인 느낌도 드는 것이.....




12:15 그렇게 불안감이 들 무렵 찾은 TIM매장. 나중에 구글맵을 찾아보니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으로 제대로 찾아간 것 맞더라고요.

스위스에 비해 날도 덥고 햇살도 강해 이미 거리를 걸으며 꽤나 불쾌지수가 치솟고 있었는데 이 작은 매장은 번호표 기계도 고장이고 고객 응대 직원도 달랑 두명이네요.


여튼 순서를 기다려 일주일간 사용할 유심을 추천해달랬더니 10기가 30유로의 상품을 추천합니다. 토요일 오후다 보니 이 마저 구입하지 못하면 월요일까지 인터넷이 안되는 먹통 전화기를 들고 다니게 생겼으니 일단 달라고 말하는 순간 언뜻 본 옆 창구 커플이 나와 같은 유심을 상담하는데 그 쪽은 뭔가 상품안내가 적힌 종이를 받는 것이었습니다. 잠깐만!을 외치며 그 종이를 보니 10GB는 15프랑, 30유로는 30GB. 아놔.....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특별 이벤트 가격이라네요. 아니 특별 이벤트가 있다면 나도 알려줘야지.....

정말 이 순간이 이번 여행 중 가장 열받은 순간이 아닐까 합니다. 위험한 건 모르겠고 죄다 불친절하고 사기꾼이야!!!!



정말 이번 여행은 유심의 난으로... 진짜... 그러다 시간을 봤더니 어느덧 12반. 다음 일정은 무려 전화를 150통이나 해서 간신히 예약한 '최후의 만찬' 관람인데 이곳에서 이렇게 실랑이를 하며 아까운 시간을 버릴 수는 없다는 생각에 그냥 30프랑 그대로 구입할 테니 데이터 용량은 30기가로 달라고 말을 하고 또 느릿느릿 일을 처리하는 것을 보며 속을 태웁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유심을 교체하고 마음이 급해 택시를 잡으려는데, 왜 거리에 택시가 안보이는 걸까요?

게다가 가끔 나타나는 택시도 죄다 사람이 타 있거나 정차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결국 길 가는 아주머니에게 택시를 타고 싶다고 말을 하니 전화를 해야 택시가 온다고 하네요....


급하게 구글을 검색했더니 눈 앞에 보이는 지하철을 잡아타면 17분 안에 목적지인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과 가까운 콘칠리아초네 역으로 한번에 갈 수 있더군요.    



12:40 어떤 정신이었는지 모르겠는데 급하게 지하철로 뛰어 내려가서 역 안에 있는 작은 매점에서 지하철 1일권 티켓을 구입하고는 바로 들어오는 열차에 탑승했습니다. 



12:55 역에서 빠져나와서는 길을 건너 그대로 달렸습니다.




다행히 골목에 접어 들자 바로 보이는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하지만 최후의 만찬 관람은 성당입구와 달라서 또 조금은 앞에서 헤멨네요. 사진에 표기해 드린 것처럼 성당 앞 건물이 티켓 오피스, 성당과 티켓오피스 사이의 작은 출입문이 바로 입장 장소입니다.


 

이탈리아의 대부분 관광지들이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도 바로 입장이 되는 것이 아닌 티켓으로 다시 교환을 해야합니다. 

다행히 티켓오피스가 한산해서 출력해간 예약 바우처를 바로 티켓으로 교환을 했네요...


Cenacolo VInciano(체나콜로 빈치아노)는 이탈리아어로 최후의 만찬. 티켓 오피스에 그려진 동선대로 입장 입구와 티켓 오피스가 다른 건물입니다.  



이제 티켓을 들고 입장 장소로 들어갑니다. 이게 전화 150통으로 얻은 티켓입니다. 하단에 보이시죠? 제가 4월 20일에 간신히 예약 성공했습니다. ㅋㅋㅋ



안으로 들어가니 바로 그림이 있는 것이 아닌 한무리의 사람들이 그림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느낌이 이상해서 관계자에게 티켓을 보여주며 13:00 예약자인데 어떻게 하냐고 질문을 했더니 잠시만 기다리라더니 한 아주머니가 열쇠를 가지고 저를 안내합니다. 


알고보니 설명은 듣던 팀은 다음 입장자인 13:15분 팀이었고 13:00 예약자들은 이미 입장을 완료한 상태. 따로 입장을 하는데 이 그림이 얼마나 엄중하게 관리가 되는지 입장문은 2중문으로 하나가 열리고 안으로 들어가면 뒷쪽 문이 닫히고 잠시 시간이 흘러야 다시 앞쪽 문이 열리는 방식으로 작은 공기 접촉마저도 최소화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림을 보러 가기 전까지만 해도 얼마나 대단한 그림을 보는 거라고 인터넷 예매는 2개월 전부터 이미 전 타임 매진이고, 전화로 예매를 하면 가능하다고 해서 열심히 전화를 했는데 전화 걸기 시작한 지 2주일만,  통화 150번만에 전화가 연결되는 거야?! 안보면 안돼?? 이런 생각들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밀라노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이시라면 가장 먼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부터 예매 하시라고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충분히 그럴가치가 있으니까요.


인터넷 예매는 http://www.vivaticket.it/index.php?nvpg[evento]&id_show=63954&idt=744&Language=ENG

이 사이트에서 3개월 전부터 가능하며, 혹 애매를 하지 못했다면 지옥의 전화걸기 타임에 돌입합니다. 번호는 +39 02 92800360      

저는 우리 나라 시간으로 저녁 8시반 정도에 통화에 성공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입장한 성당 안. 커다란 공간의 북측 벽면을 채우고 있는 <최후의 만찬>은


  


프레스코화 기법이 아닌 템페라 유화로 작업이 되어 이미 그려질 당시부터 훼손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하네요.

훼손의 흔적도 많고 복원과정도 많이 거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풍부하게 보이는 색감과 깊이감은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12제자의 표정과 자세는 마치 살아움직이는 것처럼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반대편 남측 벽면엔 몬토르파노의 <십자가의 처형>이 정통 프레스코 기법으로 그려져 선명한 색감을 자랑하는데도

대부분의 관람객은 15분의 짧은 관람 시간을 기꺼이 <최후의 만찬> 앞에서 보냅니다. 



남아있는 측면의 문양과 두 개의 벽화가 다인 성당의 작은 공간은 불완전함으로 감동을 전하고 있더군요. 

관람시간 15분. 입장인원은 20명 내외인 까다로운 관람조건이 기꺼이 수긍이 갔으며....

그림을 올려다보는 내내 밀라노에서 겪은 오전의 짜증나는 상황들마저 깨끗하게 잊혀졌습니다.

이런 걸 경외감이라 부르는구나 싶기도 했고요. 

  


13:15 감동적인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성당 구경을 본격적으로 해보려 했지만 성당은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공개가 안되는 시간 ㅠ.ㅠ   



아쉬운 대로 성당 주변을 빙빙 돌며 외관만 구경합니다.


 


외벽에 채워진 조각과 장식만 봐도 상당히 공들여진 작품이라는 게 눈에 들어오네요.



보검 배우의 관람 여부는 알 수가 없지만 이탈리아에 오길 잘했다는 감동을 전해준 장소이기에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앞 <최후의 만찬> 입구에서 등신대 기념사진 한장 ^^


원래는 밀라노에 도착한 후 우아하게 모닝커피를 즐기고 성당을 관람하는 일정이었지만 아침부터 너무 많은 일을 겪어버린 탓에 배가 고프고 목도 많이 마르네요. 그리하여 식사 장소로 바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거리를 걷다가 발견한 캠페인 같은 표식. 이탈리아 사람들은 진짜 개와 함께 식당이나 커피숍까지 자유롭게 드나들더라고요. 


 


아까 급하게 달려왔던 콘칠리아초네 역으로 가는 길에서 발견한 갤럭시 S8 대형 광고. 



13:30 콘칠리아초네 역에서 



1호선 지하철을 타고 (밀라노는 4개의 지하철 라인이 있습니다. M1, M2, M3, M5)



밀라노의 대표 번화가 중 하나인 몬테나폴레오네 거리가 가까운 산 바빌라 역에 내렸습니다.



뭔가 사연이 있을 것만 같은 거대한 기둥이 있는 산 바빌라 교회를 지나



밀라노의 문화시설 중 하나인 누오보 극장(Teatro Nuovo) 앞을 지나는데.....

이건 무슨 운명인가요? 하필 나오는 공연 광고가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입니다.



보검 배우의 졸업공연이자 음악감독으로 참여하고 있는 작품이라 진짜 기대 많이 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 같은 공연을 만나니 괜시리 더 반가운 겁니다. ^^



여튼 상점과 공연장이 즐비한 거리를 지나 골목으로 들어서면 (밀라노는 골목이 참 예쁜 것 같아요)



페이퍼문이라는 레스토랑이 보입니다. 이곳이 제가 식사를 할 곳이네요.




피자와 샐러드 등 요리가 괜찮다는 평이 많길래



안내받은 자리에 앉아 (플레이팅 된 빵은 무료입니다)



우선 얼음과 콜라를 주문하고... (이탈리아 첫 음식은 코카콜라였습니다!!! 보검 배우 생각하며..ㅋ)


 


전체처럼 나온 구운 빵에 올리브오일....  (맛났어요)을 먹은 후



대망의 오소부코(Osso Buco)와 사프란 넣은 리소토. 

오소부코는 밀라노 요리로, 고기찜 요리 같은 건데.. 찜이다보니 고기가 부드럽고 소스가 잘 배어들어 정말 맛있었습니다 ㅠ.ㅠ 



14:30 너무나 만족스런 식사를 한 후



베르사체 매장 옆에 위치한




파스티체리아 마르케시(Pasticceria Marches)라는 디저트 매장에 커피를 마시러 갔습니다. 



내부가 고급스럽다고는 생각했는데 프라다 그룹에서 운영 중이라네요.

1824년부터 운영 중인 가게인 만큼 기품도 느껴지는데 무엇보다 웨이터들이 엄청나게 깔끔한 수트핏이어서 좀 놀랐습니다.



워낙에 디저트에 대한 평이 좋길레 딸기 케이크를 하나 주문하고

이탈리아에 왔으니 에스프레소 정도는 촌스럽지않게 마셔줘야 하는데 날이 너무 덥고 저는 아침부터 너무 많이 뛰어다녔거든요...


커피를 마시고 싶은데 차가운 걸로 마시고 싶다고 눈치를 보며 이야기를 했더니 흔쾌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싶은 거냐고 묻길래 너무 감격하며 주문을 했는데....


네네...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무슨 아이스 아메리카노ㅠ.ㅠ

에스프레소 + 뜨거운 물 + 얼음.... ㅋㅋㅋㅋ 이 조합이 뭐냐고요 ㅋㅋㅋㅋㅋ

사실 이렇게 비웃었지만 결국 에스프레소를 뜨거운 물로 희석한 후 얼음 넣어서 마셨다는..ㅋㅋㅋ



15:00 커피를 마시고 났더니 이제 기운이 좀 나네요.. 밀라노 초기의 멘붕도 많이 사라지고요.

카페가 밀라노의 대표 명품거리인 몬테나폴레오네 거리에 위치해 있는 관계로 역으로 가는 길에는 많은 명품매장들을 지나쳐왔는데

가장 눈이 가는 매장은 구찌. 보검 배우가 작년 LA에서 화보를 찍기도 했지만 요즘 구찌 라인들은 정말 예쁜 것 같습니다.

그럼 뭐합니까... 그림의 떡인데..ㅋㅋㅋㅋ   



다음 장소인 스포르체스코 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M1라인의 지하철을 타야하기 때문에 산 바빌라역에서 탑승해



카이롤리 역에 내렸습니다. 역에서 나와 정면을 바라보면



분수와 함께 밀라노의 대표 성 중 하나인 스포르체스코성이 보입니다.




하늘은 맑고 날은 더워서 많은 인파들이 분수 주변에 모여있습니다.



뭔가 행사도 하는 듯 보이고요.



웅장한 성의 입구. 15세기 초 밀라노를 지배한 스포르차 대공의 성인 스포르체스코성은 이성을 지을 때 레오나르도 다빈치, 브루넬레스키 

등 르네상스 영웅들을 불러들인 것으로 유명한데, 사실 제가 이곳에 온 이유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조각상을 보기 위해서 입니다.



피에타.... 아니....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조각상은 바티칸에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밀라노에도 있다고 하니 안으로 들어갑니다. (밀라노는 참 행사가 많네요..ㅋㅋ)



성탑 안의 문으로 들어가면



성으로 둘러쌓이 거대한 스퀘어 광장이 나오는데요



그 가운데 오른편 건물에 미켈란젤로의 피에타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조각상을 보기 위해서는 박물관 티켓을 구매해야하기 때문에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커다란 전시장에 덩그란히 놓여있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이 피에타는 정확하게는 <론다니니 피에타>로 불리며 미켈란젤로가 죽기 3일전까지도 작업을 했던 최후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이하게 서 있는 자세의 예수와 성모상은 미완성작이라 조각이 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통한 표정과 눈물이 보이는 것만 같습니다. 

 


뒷쪽에서 감상을 해도 채 깎여나가지 않은 돌인데 굽은 등만으로 어머니의 슬픔이 그대로 전해지는 걸까요.

정말 한동안 조각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교과서에서나 봤던 거장들의 작품이 주는 감동에 탄복하며 이래서 이탈리아를 오는구나... 라고 새삼 감격했습니다.



한 켠에는 론다니니 피에타가 세워졌던 받침돌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론다니니 예술관 옆에도 특별전시가 하나 더 진행 중이었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과 관련된 전시라 이미 본 작품을 보고 온 상태에서 가짜 그림들을 보는 것은 의미가 없어 가볍게 둘러봤습니다.


자.. 밀라노의 대표 걸작 두 편을 감상했으니... 이제 대표 랜드마크로 가야할 시간인데....

스포르체스코성이 맘에 들어버린 저는 또 일정을 벗어난 선택을 하고 맙니다.